퇴계 이황은 중종(中宗) 때 『주자대전(朱子大全)』을 처음 보고난 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다. 그는 광대한 내용과 의리를 담고 있는 『주자대전』에서 주희가 동료학자나 문인과 주고 받은 서찰을 특히 좋아하였는데, 이들 서찰 가운데 학문과 밀접하게 연관되고 학자들에게 절실한 내용을 뽑아서 『주자서절요』를 편찬하였다. 본서는 이 가운데 핵심적인 내용 일부만을 뽑아서 만든 책이다.
필사본. 2책.『주자서절요』를 인쇄하는 과정에서 일부를 뽑아 만든 책(抄選)으로서 목차와 간기(刊記), 서문 등이 없다. 서찰의 제목 아래에 있는 소주(小註)와 두주(頭註) 및 행수(行數), 자수(字數) 등이 모두 목판본 『주자서절요』와 동일하다.
이 책은 필사본(筆寫本)으로, 판심(版心)에 희미하게 나타나는 내용을 살펴보면 『주자서절요』의 권수와 혈수(頁數)까지도 활자본과 일치하고 있다. 두주(頭註)와 서찰(書札) 뒤에 붙는 소주(小註) 및 서찰(書札) 제목 아래의 소주(小註)가 모두 동일하며 목판본 절요의 초선임을 알 수 있다.서찰 내용 가운데 ‘치중화(致中和)’, ‘체용일원(體用一源)’ 등 중요한 문구에는 오른편에 권점(동그라미)를 표시하여 강조하고 있다.
『주자서절요』는 「시사출처(時事出處)」·「왕장문답(汪張問答)」·「여류문답(呂劉問答)」·「육진문답(陸陳問答)」·「문답논사(問答論事)」·「지구문인문답(知舊門人問答)」 등의 항목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 책은 『주자서절요』 가운데 권2에서 14편, 권3에서 6편, 권7에서 15편, 권15에서 14편, 권17에서 12편, 권20에서 15편, 그래서 총 76편을 뽑아서 수록하고 있다. 그러나 절요(節要) 중에서 뽑아 간행한 것이 아니라, 절요를 인쇄하는 과정에서 따로 뽑아 책을 만든 것이다.
이 책은 조선시대에 『주자서절요』가 주자학 연구의 중요한 출발점이었으며, 조선의 유학자들이 『주자서절요』를 통해 주자학의 쟁점을 파악하고자 했음을 보여주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