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의 경주최씨 최군익(崔君翼)이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희의 문집인 『주자대전(朱子大全)』에서 주요 구절을 뽑아서 편집한 책으로 『주자대전』을 비롯한 정경세의 『주문작해(朱文酌海)』 등을 토대로 필사한 것이다.
『주해남작(朱海濫酌)』의 제목은 바다와 같이 넓은 주자의 문장에서 함부로 필요한 글을 골랐다는 겸사의 뜻이 담겨져 있다.
필사본. 2책. 제2책 맨 뒤에는 필사자인 경주최씨 최군익이 계축년에서 병진년까지 약 3년간 필사했음을 표기하였다. 삼락당세보장(三樂堂世寶藏)이라는 장서인이 찍혀있어서 단서를 제공하지만, 필사시기와 저자에 대해서는 아직 자세하지 않다.
제1책은 「주자대전초(朱子大全抄)」, 「주자대전별집초(朱子大全別集抄)」이고, 제2책은 「주자서초(朱子書抄)」, 「주자잡저초(朱子雜著抄)」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주자서초」의 시작부분에 우복초(愚伏抄)라고 쓰여 있어서 이 부분이 1648년(인조 26)에 간행된 우복(愚伏) 정경세(鄭經世, 1563∼1633)의 『주문작해』를 저본으로 필사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같은 곳의 끝부분에는 퇴계 이황의 주자서서(朱子書序) 즉 『주자서절요(朱子書節要)』의 서문도 함께 필사되어 있다.
조선후기 주희의 글을 집대성한 『주자대전』을 효과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노력의 일단을 보여주는 자료이다. 특히 정경세의 『주문작해』도 저본으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영남의 남인 계열에서 퇴계의 『주자서절요』이래로 이어지는 주자 텍스트의 이해방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자료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