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조선 유생들의 논(論), 책(策) 가운데 뛰어난 문장을 모아 엮은 책으로 과거를 준비하는 유생들에게 모범적인 문장을 제시하기 위해 간행되었다. 책명의 ‘진영(震英)’은 진역(震域, 조선)과 영재(英才, 뛰어난 인재)를 뜻하는 말로, 조선의 뛰어난 유학자들의 글을 수록한 것임을 밝힌 것이다.
서문과 목록, 발문 등이 없어 편찬 동기와 연대를 고증할 수는 없으나 『현종실록』 현종 11년(1670) 11월 14일 기사의 ‘『진영수어』의 간행은 오로지 과장(科場)의 정식(程式)을 위한 것’이라는 내용으로 볼 때, 간행 동기가 과거시험과 관련하여 모범적인 문장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추정해볼 수 있다.
훈련도감(訓鍊都監) 목활자본. 2권 2책. 책의 크기는 31.1×19.6㎝이고, 반엽(半葉)의 크기는 24.7×15.8㎝이다. 광곽(匡郭)은 사주쌍변(四周雙邊)이고, 행자수는 9행 17자이다. 판심(版心)은 상하내향세화문어미(上下內向細花紋魚尾)로 되어 있고 ‘산우재주인(山雨齋主人)’, ‘죽화(竹華)’, ‘부운(孚雲) 등의 소장인이 날인되어 있다.
본문은 특정 주제에 대한 문(問)과 그에 대한 대답(對答)을 나란히 수록하고 있는데, 문은 답보다 한 글자를 낮추어 기록되어 있고, 문이나 답의 주요 부분의 상단에는 요점을 필사해두었다. 특히 하권은 국왕의 구언(求言)에 대한 유생들의 응대를 모아놓은 것이다. 본문의 중요한 곳에는 비점을 표시하였다.
답과 응대의 주요 작성자는 김일손(金馹孫), 노수신(盧守愼), 박율(朴栗), 양응정(梁應鼎), 김경진(金慶雲), 이이(李珥), 김홍도(金弘度), 최립(崔岦), 김경원(金慶元), 홍이상(洪履祥), 김덕형(李德馨), 김상홍(李尙弘), 남근(南瑾), 이후(李厚) 등이다.
17세기 초반에 훈련도감에서 제작한 목활자로 간행된 과거시험대비 수험서로서 당대에 높게 평가된 문장과 인물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