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협정 반대운동 ( )
정의
1964년부터 1965년까지 전개된 한일회담과 한일협정 체결에 반대한 야당, 지식인, 학생,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
역사적 배경
한일협정반대운동은 1964년 3·24시위에서 6·3시위까지 이르는 한일회담반대운동과 1965년 8·27시위까지의 한일협정비준반대운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박정희 정부는 경제개발에 필요한 자금과 기술을 일본으로부터 들여오기 위해 한일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1964년 박정희 정부는 ‘3월 타결, 5월 조인’으로 조기타결 방침을 굳게 세웠다.
경과
이에 3월 9일 야당과 재야세력들은 ‘대일저자세외교반대범국민투쟁위원회’를 결성하고 회담반대 강연회를 개최했다. 한편 대학가에서는 3월 24일서울대·고려대·연세대·대광고 등에서 한일회담 즉각 중지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개되었고, 이후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소강상태였던 시위는 4월 들어서 야당 의원과 시위주동 학생에게 괴소포가 배달되고, 박정희 정부와 밀착한 YTP(Young Thought Party)에 의한 학원사찰이 폭로되면서 19일을 전후하여 재개되었다. 한일회담 타결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5월 20일, 서울대 문리대 교정에서 ‘한일굴욕회담반대 학생총연합회’가 주최한 ‘황소식 민족적 민주주의 장례식’이 열렸다. 학생들은 선언문을 통해 반외세, 반독재, 반매판의 민족민주정신과 민족자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5·16 군사정변이 4·19혁명을 부정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민족적 민주주의 장례식을 계기로 1964년 한일협정반대운동은 반정부투쟁의 성격을 강하게 띠기 시작했다. 이후 전국 31개 대학 학생회는 ‘난국타개 학생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5월 25일과 26일 각 대학별로 ‘난국타개 궐기대회’를 가졌다.
한일협정반대운동은 6월 3일 절정에 달했는데(6·3항쟁), 학생들은 주로 “박정권 하야, 악덕재벌 처단, 학원사찰 중지, 여야 정객의 반성촉구, 부정부패 원흉 처단”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렇게 되자 박정희 정부는 미국 측의 동의하에 6월 3일 서울시 일원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학원과 언론을 대대적으로 탄압했다.
1965년 2월 15일 한일 양국은 한일기본조약에 합의했다. 그리고 4월 3일 ‘어업’, ‘청구권’, ‘재일한인의 법적 지위’ 등 3개 현안을 일괄 타결하고 각각 협정에 조인했다. 이에 야당과 학생들은 4월 13일 대규모 가두시위를 전개했다. 그런데 이 시위에서 부상을 당한 동국대생 김중배가 15일 밤 사망하면서 시위는 더욱 격화되었다. 이에 박정희 정부는 시위 격화를 막고자 16일 오후 휴교령을 지시했다.
1965년 6월 한일협정 정식 조인이 가까워지자 시위는 다시 격화되었다. 특히 단식농성은 한일협정 조인 저지를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서 각 대학에 파급되었다. 그리고 조인일인 6월 22일에는 서울·인천·부산·대구 등에서 시위가 전개되었다. 협정 체결 이후의 한일협정비준반대운동에는 학생과 야당 외에도 대학교수, 개신교 목사, 예비역 장성, 법조인, 여성계 인사들이 참여했다.
한일협정 조인 이후에도 학생들의 시위는 계속되었으나 6월말 방학이 모든 대학으로 확대되면서 일단 잦아들었다. 하지만 8월 14일 한일협정비준동의안이 여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하자 한일협정 비준을 무효화하기 위한 학생들의 시위가 부활했다. 특히 모든 학교가 개강한 8월 23일 시위 규모는 더욱 커져 6·3항쟁 이후 사라진 박정희 정부 타도 구호를 다시 외쳤다.
결과
그러자 박정희 정부는 8월 26일 서울 일원에 위수령을 선포했다. 이후 김홍일 등 예비역 장성들이 구속되었고, 교수 21명이 ‘정치교수’로 학원에서 추방되었다. 또 학생 서클인 민족주의비교연구회를 공식 해체시키고, 9월 25일중앙정보부는 국가전복을 기도했다는 혐의로 학생 11명을 구속 기소하고 6명을 수배했다. 이날 위수령이 해제되면서 한일협정반대운동은 종결되기에 이르렀다.
참고문헌
『한국민주화운동사 1』(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 엮음, 돌베개, 2008)
『6·3 학생운동사』(6·3동지회 편, 역사비평사,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