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지본. 수묵담채. 36.0×27.2㎝, 23면으로 구성된 절첩본으로 전체를 펼치면 3m가량의 한 폭의 대형지도가 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되어 있다. 19세기 말 조선과 청국, 러시아의 접경지역인 두만강유역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을 김광훈(金光薰)과 신선욱(申先郁)이 회화식으로 표현한 지도이다. 1884∼1886년 사이에 두만강과 연해주 지역을 정탐한 후 정부에 이 사실을 보고하기 위해 작성한 지도첩이다.
러시아의 정세와 지형을 수록한 지도로, 조선인이 거주하는 러시아령 29개 지역의 지도 위에 가구수와 인구수, 러시아의 군사시설과 병력에 대한 내용을 함께 실었다. 김광훈과 신선욱이 조정에 러시아의 정세와 지형을 보고하기 위해 제작하였다.
표지에는 ‘아국여지도(俄國輿地圖)’라는 묵서가 있는 제첨이 붙어 있고, 첫 장에 지도 목록이 실려 있다. 목록에는 녹둔도(鹿芚島)부터 사말리(沙末里)까지 29곳에 대한 마을별 호구와 인구 수도 병기되어 있다. 지도는 녹둔도에서부터 시작되며, 이후 연해주에서 청나라 접경지역까지 횡으로 길게 펼쳐 그렸다. 서양식 건물이나 항구의 기선, 전봇대와 전선 등 이국의 근대적 산물이 그려져 있다.
산세의 표현에서는 원근감과 입체감을 살려 근대 회화로서의 면모도 뚜렷하다. 아울러 지역별 가구수, 인구, 물산, 군사 관련 사항, 거리 정보 등 지리정보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첩의 말미에는 청아여지형정석의서(淸俄輿地形情釋義序)가 실려 있다. 이 글은 청과 러시아의 최신 정세 및 조선과의 관계를 정리하였으며, 김광훈과 신선욱이 연명하였다. 사적인 저작물이라기보다는 조선 정부가 주도적으로 계획하여 완성한 대러시아 동향보고서의 일종이다.
19세기 말 조선과 러시아의 교섭에 관한 지도 및 지리지 자료로 조선인의 이주 현황과 더불어 당시 동북아시아의 정세를 포괄적으로 알려주는 중요한 지도이다. 개항 이후 조선의 대외인식과 함께 근대적 영토인식의 변화를 엿보게 하는 자료이다. 장서각 유일본으로 현전하는 조선시대 지도 중에서 가장 후대의 것이면서 조선을 벗어나 타국의 정보를 채색화로 표현한 유일한 군사지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