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의 예당저수지 인근인 광시면 운산리에는 우리나라에 하나뿐인 인장(印章) 테마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문인들이 자신이 낸 책 뒤에 낙관처럼 사용하던 인장을 모아 전시한 이색 전시공간이다. 인장은 그 자체가 이미 전각으로서 예술성을 지니고 있지만, 특히 문인들의 인장은 그 작가의 정체성을 의미했기에 거기에는 작가의 영혼과 문학정신이 그대로 아로새겨져 있다.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인장은 한국 근·현대 문단사를 명멸했던 문인들의 것으로 총 600여 점에 달한다.
문학관의 설립자이자 관장을 맡고 있는 이재인(경기대 교수)은 문학 소년시절 오영수 선생의 제자가 되어 선생의 집을 드나들면서 희귀한 인장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이재인 관장은 스승에게서 흥선대원군의 인장을 물려받은 것을 인연으로 지금까지 인장을 수집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그 인장들을 한 자리에 전시할 수 있는 박물관을 짓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2007년 7월, 문을 열게 된 이곳은 고려시대의 관인에서부터 조선시대, 세계 각국의 인장들과 한국 근·현대사를 대표하는 이광수, 염상섭, 김동인, 현진건, 박종화, 이효석, 김유정, 이상, 노천명, 오영수, 서정주, 김동리,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 등 문인들의 인장까지 1천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 문학관에는 모양도 흔히 막도장이라 불리는 것에서부터 원형인장, 사각인장, 주먹만한 초대형 인장, 조형미와 회화성을 갖춘 인장 등 천차만별이다. 이는 모두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기품과 멋이 담긴 훌륭한 문화유산들이다. 문학관은 한국문인들의 인장 및 육필, 조선시대 어인, 국새 등 1,000여 점의 인장을 전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문인들을 초청해 낭독회를 열기도 하고 지역주민들을 위한 사랑방 역할도 하고 있다. 숲속의 시인학교 여름캠프, 문학강연, 문학교실, 마을축제 등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1층 전시실에는 각종 전각들이 전시되어 있고, 2층은 선생의 작업실과 세미나실, 전시실로 꾸며 놓았다. 주변 5,620㎡에는 야생 및 귀화 식물이 식재되어 있고, 문학사에 드러난 유명 문인 시비 및 문학비 10여기가 놓여 있다. 소규모의 세미나실, 공연장, 도서실 등이 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인장 테마 박물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