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후반기에서 1970년대 초두에 이르는 동안 발표된 45편을 모두 4부로 구성하여 발간하였다. 1970년 시인이 직접 운영하던 시인사에서 발간하였다.
첫 시집 『아침 선박』(1965) 이후 발표된 작품들을 묶었다. 당대 대두하던 참여시의 태두격인 작품집이다.
1970년 시인사에서 발간하였고, 1970년대에 뚜렷한 개화를 보여주는 민중적 서정시의 한 원형을 예비한 시집이다.
표제시 연작에서 ‘식칼’은 단순한 싸움의 도구로서만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아를 일깨우며 자극하는 무서운 자기 확인의 도구가 된다. 그리고 모두가 서로를 위해 공유하는 삶의 공통 수단으로서 그 의미가 확대된다. 1960년대 시단의 주류를 점했던 모더니즘 취향의 난해성이 일정 부분 침투하기는 했지만, 조태일의 초기 시편에서 ‘식칼’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열망 혹은 기백의 상관물로 나타나 있다. 「식칼론」 연작은 그러한 서정적 주체의 의지가 선명하게 부각되어 있는 작품들로서, 시인의 현실 전복적 상상력이 특유의 대립항을 통해 형상화되어 있는 경우이다. 특별히 「식칼론2」의 대립항은 “너희가 뱉는 천 마디의 말”과 시인의 “단 한 방울의 눈물” 그리고 “너희의 녹슨 칼”과 시인의 “단 한 칼”의 설정에서 비롯되는데, 이때 서정적 주체는 “늘 뜬눈”으로 날카로움을 벼리면서 실체가 불분명한 어떤 힘과 힘겹게 대항한다. 그러나 그 힘겨움은 ‘당당함’으로 바뀌면서 시 안에 긍정적 전망을 가져오는데, 이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명명하고 그 관계에서 자기 동일성을 확보하는 자기 언어를 그가 가지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이 시집에는 이야기의 압축적 제시 같은 서사 지향성이나 사물을 사실적이고 세부적으로 묘사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한 시대의 서사적 맥락을 서정적 주체의 목소리 안에 담아서 그것을 반역과 전복의 에너지로 표출한다. 이렇게 시대적 맥락을 집약하고 그것을 서정적 주체 내부에서 내연시키는 것을 동시에 수행하는 목소리, 대상에 대한 풍자와 독설까지 겸하고 있는 그의 목소리는 그의 시로 하여금 현실적이면서 동시에 낭만적이게끔 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세계를 딛고 조태일은 1970년을 넘어서면서 좀 더 심화된 본격적 역사의식의 세계로 나아간다.
이 시집은 당대의 억압적 정치권력에 대항하여 한층 직접적이고 낭만적인 목소리를 담아낸 시집이다. 이 시집은 강건한 행동적 열정 밑에 범상치 않은 원초적 심성과 낭만적 영혼의 힘을 담고 있다. 조태일 초기 시편을 대표하는 시집으로서, 그 세계는 원초적 심상과 현실 전복적 사유를 통한 낭만적이고 열정적인 현실 부정(否定)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1970년대 참여시의 한 성과로 주목되었던 이 시집은 삶의 순결성을 유린하는 제도적 폭력에 맞선 시인의 자세와 역사의식을 잘 드러낸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