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1947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머리시’, 제1장∼제7장의 본시, ‘맺음시’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으며, 길이는 전체 1,564행(1989년 ‘실천문학사’판 기준)으로 되어 있다.
이 서사시는 1930년대 백두산을 중심으로 한 항일무장투쟁, 특히 김일성의 보천보전투를 소재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머리시는 “삼천만이여!/오늘은 나도 말하련다!/‘백호’의 소리 없는 웃음에도/격파 솟아 구름을 삼킨다는/천지의 푸른 물줄기로/이 땅을 파몰아치던 살풍에/마르고 탄 한가슴을 추기고/천 년 이끼 오른 바위를 벼루돌 삼아/곰팽이 어렸던 이 붓끝을/육박의 창끝인 듯 고루며/이 땅의 이름없는 시인도/해방의 오늘 말하련다”로 시작된다.
본시 1장에는 “조선의 빨찌산 김대장”이 등장하는데, “천리허의 대령도 단숨에 넘나드니/축지법을 쓴다고―/북천에 새 별 하나이 솟아/압록의 줄기줄기에/그 유독한 채광을 베푸노니/이 나라에 천명의 장수 났다고/백두산메에서 우러러 떠드는 조선의 빨찌산 김대장!”과 같이 ‘신비화ㆍ영웅화’하고 있다. 2장에서는 ‘박철호’와 ‘꽃분이’가 중심인물이 되어 활동하게 되고, 3장에서는 철호와 꽃분이가 등사기로 ‘선포문’을 찍던 중 일본순사가 출현하나 꽃분이의 기지로 위기를 모면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4장에서는 유격대원들의 숙영지 생활을 그리고 있는데, 여기서 ‘김대장’은 밤에도 책을 읽는 지도자로 등장하며, 식량부대가 끌고 온 ‘농민의 소’를 놓고 책망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5장에서는 일본수비대의 추격과 철호의 동지였던 ‘영남이’의 죽음을 다룬다. 6장에서는 철호와 꽃분이의 전위대 역할과 김장군의 지휘로 ‘H시’를 공격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특히, ‘H시’가 불길에 싸인 장면에서는 “화광이 춤추는데/밤바다같이 웅실거리는 군중/높이 올라서 칼 짚고 웨치는/절세의 영웅 김일성장군!/동포들이여!/저 불길를 보는냐?/조선은 죽지 않았다!/조선의 정신은 살았다!/조선의 심장도 살았다!/불을 지르라/원쑤의 머리에 불을 지르라!”와 같이 표현하고 있다. 7장은 토벌대의 추격과 유격대의 후퇴, 철호와 석준의 전사를 그리고 있다. 맺음시에서는 독립 조국의 건설이 역사적 소명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는데, “내 세세로 모은 힘 가다듬어/온갖 불의를 즉쳐부시고/내 나라를/민주의 나라를 세우리라!/내 뿌리와 같이 깊으게/내 바위와 같이 튼튼케/내 절정과 같이 높으게/내 천지와 같이 빛나게/세우리라―/자유의 나라!/독립의 나라!/인민의 나라!/백두산은 이렇게 웨친다!/백성은 이렇게 웨친다”는 표현으로 끝맺고 있다.
이 서사시는 1947년 4월 30일북한의 『로동신문』사에서 처음 간행되었다. 이후 여러 차례 재간행되었는데, 1940∼50년대에 출간된 것과 1980년대 이후 출간된 판본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히, 1980년대 남북한에서 간행된 판본에는 소련과 관계된 내용이 모두 삭제되었다고 한다.
1989년 실천문학사에서 간행한 『백두산』의 해설에서 임헌영은 이 작품을 “분단시대 초기의 남북한 이질화가 응고되기 이전에 동질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의 하나로 주목할 거치가 있는 서사시”라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에서 간행된 『조선문학개관(2)』에서는 이 서사시가 “현대 서사시의 풍격을 완전히 갖춘 새 시대 서사시 문학의 빛나는 모범”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