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려과객」은 판소리 단가의 하나로, “역려 같은 천지간의 과객 인생들아, 백년인들 그 얼마뇨?”라는 사설로 시작하기 때문에 붙은 명칭이다. 「역려가」라고도 한다. 역려(逆旅)란 ‘나그네를 맞이한다.’는 뜻으로 여관을 일컫는 말이다. 원래 이백(李白)의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란 글의 첫 문장인 “무릇 천지란 만물이 머무는 여관이요, 광음은 백세의 나그네와 같다(夫天地者 萬物之逆旅 光陰者 百代之過客).”는 말에서 나왔다. 「역려과객」의 사설은 천황·지황·인황씨로부터 시작하여 중국의 역대 성인군자, 영웅호걸, 문장재사의 사적을 열거하고 나서 “이런 만고영웅들은 사적이나 있건마는, 우리 같은 초로인생이야 한번 아차 죽어지면 청초 우거진 데 처량한 것이 넋이로구나.”하는 구절로 마무리 한다. 인생이란 이 세상에 잠시 머물다 가는 나그네일 뿐이라는 인생의 무상을 노래하는 단가이다. 이와 비슷한 단가로 「천지광탕」가가 있는데, “천지가 광탕허여 고금이 역려되고, 광음이 거래허여 백대의 과객이라.” 하는 사설로 시작되며, 내용도 비슷하게 짜여있다. 이처럼 중국의 역사적 인물을 나열하는 단가로는 「역대가」, 「역려과객」, 「천지광탕」, 「고금영웅」, 「대장부한」, 「몽유가」 등이 있으나 사설의 첫머리, 등장인물, 음악적 짜임에서 모두 조금씩 차이가 난다. 이러한 단가는 해박한 역사적 지식과 현학적 표현으로 짜인 사설이기 때문에 조선조 사대부 사회에서는 인기가 있었으나 현대에는 잘 불리지 않고, 부르더라도 사설이 대폭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역려과객」은 일제강점기 송만갑 명창의 녹음이 남아 있는데, 박진감 있는 창법으로 부른다. 이와는 전혀 다른 곡으로 1960년대에 새로 창작된 단가 「역려과객」이 있다. 사설의 첫머리는 같지만, 백두산·낭림산·압록강·청천강 등을 편답하면서 단군, 숙신·발해, 남이·임경업 등 우리나라의 지리와 역사, 인물을 엮어 짠 것으로, 현재 김소희가 녹음한 「역려과객」(1969)이 남아 있다. 1960년대에는 우리나라를 소재로 하는 단가가 다수 창작되었지만 널리 불리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