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가」는 항일투쟁 영웅들의 전기적 사실을 엮은 것으로 현대 창작판소리의 효시가 되는 작품이다. 조선조 판소리가 허구적 사건을 엮은 것이라면 「열사가」는 역사적 인물의 전기적 사실을 바탕으로 엮었다는 점에서 전통 판소리와는 차이가 난다. 그러나 음악적 표현은 전통 판소리와 차이가 없다. 「열사가」는 이준·안중근·유관순·윤봉길 등의 독립투쟁을 사건 중심으로 엮었는데, 각각 헤이그 밀사 사건, 하얼빈 역 이등박문 저격, 3.1 독립만세, 상해 홍구공원 폭탄투척 사건을 중심으로 짜여있다. 인물별로 짜인 단형의 판소리를 이어서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유관순전」 같은 작품은 1시간이 넘는 소리로 확대되기도 했다. 나중에는 조선시대에 왜구와 싸운 이순신·권율·전봉준의 이야기나 민영환의 순국, 김좌진의 청산리 전투 같은 사건이 첨가되기도 했다. 「열사가」는 박동실이 처음 부른 것으로 전해진다. 「열사가」를 부르는 사람들이 그로부터 배웠다고 증언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950년 박동실이 월북했기 때문에 자세한 사정을 알 수 없고, 북한 자료에도 박동실이 「열사가」를 지었다는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열사가」가 박동실로부터 비롯되었다 하더라도 한 사람의 작품이 오롯이 전승된 것이 아니다. 다수의 사람이 동시다발적으로 부르면서 나중에 편입된 것도 있기 때문에 연주자에 따라 사설과 음악적 짜임의 편차가 크다. 대체로 독립열사들의 영웅적인 면모를 부각하도록 박진감 있는 표현을 주로 하며, 비분강개조의 내용이 많다. 「열사가」가 광복 이전부터 불리었다는 설도 있으나 현재 전하는 사설을 보면 일제강점기에는 일반인들이 알기 어려운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서 광복 후 해방공간에서부터 현재의 형태에 가깝게 불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열사가」는 1979년 KBS에서 녹음된 것이 있는데, 임진왜란의 이순신과 권율(조상현·안향련 창), 전봉준(박동진 창), 이준(성창순 창), 안중근·유관순(정권진 창), 김좌진 등(박동진 창), 윤봉길(조상현 창), 광복(박동진 창)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연주시간은 약 90분이다. 이 녹음은 그간의 열사가로 불리던 작품을 집대성한 것으로, 사설을 정리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심우성이 채록한 사설이 있다. 또한 서동순이 필사한 「열사가」 창본이 발굴된 적도 있다. 1980년대 초반에 「민영환 전」(송영석 창)이 공연된 바 있고, 한승호·김동준·안숙선 등도 「열사가」를 부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3년 「이준·안중근·윤봉길」(이성근 창)과 「유관순」(정순임 창)이 녹음되었다. 1973년 박동진의 창작판소리 「충무공 이순신」(5LP)을 열사가 계열의 작품으로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