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 (저승)

민간신앙
의례·행사
인간이 죽으면 저승으로 데리고 간다는 매개자를 지칭하는 용어.
정의
인간이 죽으면 저승으로 데리고 간다는 매개자를 지칭하는 용어.
개설

민간신앙에서 사람이 죽으면 저승으로 데리고 간다는 매개자라고 할 수 있다. 민간에서는 상을 당하면 임종 직후 대문 밖에 저승사자가 먹도록 사자밥을 차려놓는다. 경기도 남부지역에서는 나무로 만든 절구통 위에 키를 올려놓고 그 안에 밥과 짚신, 엽전을 올려놓은 사자상을 차려 놓기도 한다.

연원 및 변천

저승사자에 대한 이미지는 ‘전설의 고향’이라는 TV드라마를 통해서 검은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쓰고 백색으로 화장을 한 분위기를 풍긴다. 검정색 두루마기를 입은 저승사자의 모습은 한국인의 문화적 배경과 무의식 속에서 체험되고 또 재(再)체험을 거듭하면서 축적된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굿에서 등장하는 저승사자는 군졸의 모습을 하고 있다. 드라마에서 보이는 점잖은 모습과 달리 심술이 심하고 아둔하게도 보이는 데, 마치 황해도 무신도에 형상화되어 있는 저승사자와 십대왕의 무신도에 그려진 저승사자의 모습과 같다.

저승사자는 망자가 죽으면 그를 저승세계로 데려가 십대왕 앞에 인도하기 때문에, 그 인상이 무섭고 거칠다. 그러나 반드시 무서운 사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황해도 무당들에 의하면, “악한사자는 심술이 많고 망자를 잡아가려고 와서 안가고 남으려고 하는데, 이것이 집안에 남아있으면 화가 되어 얼마 후 집에 큰 우환이 있거나 다른 사람이 또 죽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가족들은 초상 때 온 악한 사자가 집에 남아있지 않고 전부 떠나게 하고, 선한 사자에 이끌려 망자가 저승길을 고이 가게 사자에게 돈을 주고 잘 대접하고 상문풀이 음식 등으로 상문을 풀고 사자군웅을 물리는 여러 가지 행위를 한다.

저승사자의 수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있다. 황해도굿을 하는 만신 김황룡은 “이승에서 망자를 잡아가려고 올 때는 3사자이나, 저승에는 7사자가 있다”고 한다. 사자에는 군웅사자, 급살사자, 중간에 술력을 도는 사자, 객사사자 등 수없이 많은 사자가 있으며, 저승 십대왕에도 그에 따라 1대왕에는 무슨 사자 2대왕에는 무슨 사자.... 하는 식으로 수없이 많은 사자가 있는데 7사자라고 한 것은 많다라는 상징적인 표현이라고 한다.

이것으로 보아 결국 망자를 데리러 이승에 오는 사자는 3사자이나, 어떻게 보면 3이나 7이라는 숫자는 수없이 많은 사자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여진다. 죄인을 잡는 포도청에 나졸이 많이 있듯이 저승에도 많은 사자가 있다는 이치이다. 그러나 망자를 데리러 오는 사자는 세 명으로 짐작되는데, 황해도 진오귀굿에서 밥 세 접시, 짚신 세 컬레, 수저 세 쌍을 놓는 것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행사내용

서울굿에서 등장하는 저승사자는 ‘사재삼성’이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세 명으로 인식된다. 세 명의 저승사자는 천황사자, 지황사자, 인황사자라고도 한다. 서울굿의 사재삼성거리는 황해도굿의 사자거리에 비해 간단하지만, 사자거리 특유의 해학과 풍자가 보여진다. 재가집은 망자를 잡아가려는 저승사자를 막는다. 저승사자는 심술을 부리고 가족들은 돈을 주면서 달랜다. 한판의 놀이적 싸움이 벌어지고 자칫 침울할 수밖에 없는 천도굿의 분위기를 잠시나마 웃음으로 전환시킨다. 저승사자는 드라마에서 감칠맛 나는 조연배우처럼 굿에서 감초역할을 하고 있다.

평안도 다리굿에서도 사자거리가 있으며, 심술을 부리고 가족들과 싸움을 하는 등의 기본적인 내용은 서울굿이나 황해도굿과 비슷하다.

황해도 진오귀굿의 백미는 ‘사자놀음’이다. 사자는 ‘차린 음식이 작다’고 탈을 잡거나, 망자를 데리고 갈 때 ‘수갑을 채워 이리저리 굴리면서 애를 먹인다’고 한다거나 ‘안 가고 집안에 남아 삼년탈상 안에 다른 사람도 잡아간다’고 하거나 ‘인정을 쓰라고 돈을 요구’하는 등 그 심술이 대단하다. 여기서 가족과 사자와의 흥정과 재담도 매우 희극적이다. 또한 사자상의 음식을 먹을 때의 표정, 음식을 먹고 배가 부르다고 누워서 자다가 몸을 긁어 이를 잡아먹는 시늉, 옆구리에 짚신을 메고 칼을 갈아 망자를 잡으려 가는 시늉, 이리저리 뛰어 다니다가 집 주위로 술력을 돌거나 담장 뒤에서나 나무 뒤에서 엿보는 시늉 등은 매우 해학적이면서 사자의 성격과 역할을 잘 묘사하고 있다.

저승사자는 언제나 마당에서 대접을 한다. 저승사자를 방안으로 들여보내면 방안에 들어와 안 갈려고 하여 마당에서 대접해야 한다. 만약 방안에 남아있으면 집안에 우환이 생기거나 줄초상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승사자는 한없이 미운 존재이다. 왜냐하면 망자를 잡아서 저승으로 데리고 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한 박절하게 대할 수만은 없다. 저승사자는 또한 머나먼 저승길을 망자와 동행하여 망자를 십대왕에게 인도하기 때문에 섭섭하게 했다간 망자가 저승길을 가는데 사자에게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승사자는 밉지만, 박절하지 않게 그 격에 맞게 마당에서 적당히 대접을 한다.

의의와 평가

저승사자는 한국인의 죽음관을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적 대상이다. 한국인의 전설, 설화, 상여소리, 장례, 천도굿 등 다방면에서 저승사자의 존재가 드러나 있고, 한국인의 저승관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점에서 학술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그 가치가 높다.

참고문헌

『서울 진오기굿』(조흥윤 외, 열화당, 1993)
『평안도 다리굿』(황루시 외, 열화당, 1985)
「황해도 진오귀굿의 신놀이 연구: 사자어름을 중심으로」(김덕묵, 남북문화예술연구, 남북문화예술학회, 2009)
집필자
김덕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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