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전라북도 유형문화재(현, 전북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156.8㎝, 가로 74.4㎝. 조병순은 일제강점기 유학자 이덕응(李德應)의 제자로, 스승과 함께 화양산에 황단(皇壇)을 설단하고 황단제를 지낸 정황을 배경으로 그려진 초상화이다.
평강 조병순의 초상화는 장보관에 학창의 차림의 입상이다. 수구 안에 공수한 손으로 목홀을 들고 있는 예복 차림이다.
화면 밖 우측에 “평강조병순이십사세상(平康趙炳順二十四歲像)”이라 적혀 있어 그의 24세 초상임을 밝혔다. 그리고 화면 밖 좌측에 “1916년 4월 상한 종이품 석지 채용신이 그리다(開國五百二十五年丙辰四月上澣從二品石芝蔡龍臣寫)”라고 쓰여 있어 1916년 채용신이 그린 것임을 알 수 있다. 그 아래로 양각한 방인(方印)의 ‘석지(石芝)’, 음각한 방인의 ‘채용신장(蔡龍臣章)’이라는 인장이 찍혀 있다.
화면 우측에 흰색 바탕에 붉은 선을 두른 부분에는 스승인 「이덕응 초상」이나 동학 「신기영 초상」에서와 같이 묵서로 “성절기천영명단, 병진시칠월이십오일공(聖節祈天永命壇 丙辰始七月二十五日供)”이란 글귀가 적혀 있다. 이는 7월 25일 고종 황제의 탄신일을 맞아 1916년에 이덕응과 그의 제자들이 화양봉의 황단에서 황단제를 행하였던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극세필법(極細筆法)을 사용하여 얼굴 근육 묘사에 주력했다. 얼굴에 채색의 농담과 반복적인 붓질로 표현한 육리문을 활용하여 음영을 주었다. 옷주름은 선과 채색에 변화를 주어 사실적으로 표현하였다.
전통 화법과 근대미술의 융합을 꾀한 채용신의 전형적인 양식을 반영한 초상화로, 20세기 초 황단 설립과 관련한 지방 유림의 우국충정과 시대 의식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