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목 설화 ( )

구비문학
작품
조선 숙종 때의 문신 · 학자인 미수(眉叟) 허목(許穆)에 관한 설화.
내용 요약

「허목 설화」는 조선 숙종 때의 문신 · 학자인 미수(眉叟) 허목(許穆)에 관한 설화이다. 「허목 설화」는 허목이 삼척부사였을 때 세운 퇴조비, 뱀이 복수하기 위해 조카 허적으로 태어난 것을 꿰뚫어 본 이야기, 허목과 송시열의 갈등과 도술 이야기 등으로 그의 이인적 면모가 부각되고 있다.

정의
조선 숙종 때의 문신 · 학자인 미수(眉叟) 허목(許穆)에 관한 설화.
구성 및 형식

조선 숙종 때의 문신 · 학자인 미수(眉叟) 허목(許穆, 1595~1682)을 소재로 한 설화는 7가지 정도의 유형이 전해진다.

대표적인 것은 「퇴조비(退潮碑) 설화」이다. 퇴조비 설화는 삼척부사로 주1한 허목이 비석을 세우자, 사람 사는 곳까지 밀려 들어와 피해를 주던 바닷물이 비석 너머로는 올라오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그 외에 다음과 같은 설화들이 있다.

  1. 가난한 조카가 생계 대책을 부탁하자, 허목이 도술로 주2을 만들어 주었다.

  2. 허목이 형과 절에서 함께 공부를 했는데, 매월 보름이면 중이 하나씩 없어져서 살펴보니 뱀이 중을 잡아먹기 때문이었다. 형이 뱀을 죽이자 뱀의 기운이 그의 집으로 뻗혀서 허목은 형에게 아들을 낳는 족족 없애도록 충고했다. 형은 두 아이를 없앴으나 셋째 허적이 태어나자 차마 죽이지 못하였다. 허목은 이 아이 때문에 훗날 멸족할 것이라고 하며 형과 호적을 갈라서 멸문의 화를 면했다.

  3. 우암 송시열이 병이 들자 비상을 처방해 주어 낫게 했다.

  4. 송시열이 허목을 해치려고 꿩 100마리를 잡아 오게 하니 허목이 도술로 꿩을 잡아 왔다. 허목이 금강산 바위에 송시열의 욕을 써놓았다.

  5. 허목의 외할아버지가 백호(白湖) 임제(林悌)인데 태몽을 딸에게 뺏겨 낳은 것이 허목이다. 임제는 아이가 생김새는 못났으나 인물임을 알아보았다.

  6. 허목의 어머니와 사촌 형도 이인이다.

이 중에서 4는 정적인 송시열과의 관계를 소재로 한 것이어서 3과 하나로 묶을 수 있다. 5와 6은 허목 자신보다 장인이나 사촌의 이인됨을 말한 것이어서 허목 자신이 주체가 되는 설화에서는 일단 제외할 수 있다.

내용

1은 허목의 도술이 강조되는 설화이다. 2는 허목의 선견지명이 강조된다. 3과 4는 반대당 당수와의 갈등을 제재로 하고 있다. 1과 2는 도술과 선견지명, 보통사람이 보지 못하는 이면의 진실까지 보는 이인적 면모가 두드러진다. 2와 3은 허목이 겪은 당대의 현실적 사건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허적의 서자 허견은 실제로 반역을 저질렀고, 허목과 송시열의 적대적 관계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다. 1과 3은 도술을 부리고 의약에 이인적 식견을 갖고 있는 모습이 부각된다. 이것은 특히 허목 개인의 이력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집안에 도가적 가풍이 있었고, 『청사열전(淸士列傳)』을 지어 도가의 인물전을 입전하였는 바, 도선(道仙)은 불로장생의 의약술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이다.

의의와 평가

이렇게 보면 ‘퇴조비 설화’는 허목 소재의 다른 설화들과 삼각형의 구도 속에 생성된 것을 알 수 있다. 삼각형의 꼭짓점은 각각 ‘도술’, ‘선견지명’, ‘송시열과의 갈등’이다. 비석에 글씨를 새겨 세움으로써 조수가 밀려 들어오는 것을 막았고, 다음 삼척부사가 그 비를 허물 때가 올 것을 미리 알았으며, 그 삼척부사는 허목과 반대당 인물이었기에 애써 그 비를 부수었다.

더 주목할 사항은 각 꼭짓점을 잇는 삼각형의 세 변의 양상이다. 도술과 선견지명을 잇는 변은 ‘이인 설화’의 전통에 놓여 있다. 선견지명과 송시열과의 갈등을 잇는 변은 당대 현실에서 소재를 취한 것이다. 도술과 송시열과의 갈등을 잇는 변은 허목 개인의 이력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세 변, 이인 설화의 전통, 당대 현실 소재, 허목의 개인적 이력은 바로 허목 설화를 만든 세 기둥이었다. 이인 설화는 대개 이러한 기둥 위에 생성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퇴조비가 있는 삼척을 위시하여 민중들에게 「허목 설화」는 매우 인기가 있었는데, 당쟁 속에서도 백성들의 삶을 돌보며 초능력적인 힘으로 민중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이상적인 수령의 모습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설화에서 허목은 일반인이 알 수 없는 세계 운행의 질서를 모두 통찰하고 그 질서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이면서도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 주고자 노력하는 이인적 인물로 그려진다.

참고문헌

원전

『한국구비문학대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0~1988)

논문

강진옥, 「변신설화에 나타난 세계인식양상[I]: 짐승원귀 환생을 중심으로」(『이화어문논집』 10, 이화어문학회, 1988)
김태수, 「설화에 나타나는 허목의 삶과 민중의식」(『강원민속학』 20, 아시아강원민속학회, 2006)
배재홍, 「삼척부사 허목과 『척주지』」(『조선사연구』 9, 2000)
신연우, 「허목 퇴조비 설화 연구」(『우리설화의 의미 찾기』, 민속원, 2008)
주석
주1

지방의 관리가 근무지에 도착함. 우리말샘

주2

구리에 1~10%의 금을 섞은 합금. 빛이 검붉으며 장식용으로 쓴다.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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