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지기 ()

고전산문
작품
청나라의 재자가인소설 『옥지기(玉支璣)』의 번역본.
정의
청나라의 재자가인소설 『옥지기(玉支璣)』의 번역본.
구성 및 형식

한글필사본. 필사자 미상. 중국 청대(淸代) 천화장주인(天花藏主人)이 지은 재자가인소설(才子佳人小說) 『옥지기』(20회)를 번역한 책이다. 연세대학교 학술정보원에 소장된 4권 4책이 유일본이다. 사주쌍변(四周雙邊) 광곽(匡廓) 유계(有界)에 판심은 상하내향이엽화문어미(上下內向二葉花紋魚尾)이다. 같은 판형을 보여 주는 번역소설 필사본으로 『화도연(畵圖緣)』이 있다. 윤덕희(尹德熙)의 「소설경람자(小說經覽者)」(1762)와 완산 이씨(完山李氏)의 『중국소설회모본(中國小說繪模本)』(1762)에 서목이 보이고 있어 조선에는 18세기 이전에 유입되었음을 알 수 있다.

내용

『옥지기』는 주인공 장손초(長孫肖)와 관동수(管彤秀)가 옥지기를 빙물로 하여 혼인을 약속하지만 이후 헤어졌다가 우여곡절 끝에 부부의 인연을 맺는 이야기이다. 세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명나라 때 예부시랑을 지낸 관회(管灰)에게는 딸 동수와 아들 뢰(雷)가 있었다. 관회는 서당 훈장 장손초의 재능을 알아보고 사위 삼고자 아들의 독선생으로 모셔 온다. 같은 고을의 수재(秀才) 강지량(强之良)은 독선생이 되지 못하자 앙심을 품는다. 마침 관회가 사위를 고른다는 소식을 듣고 이부상서(吏部尙書)의 아들 복성인(卜成仁)을 부추겨 관회의 집에 혼사를 넣지만 성사되지 못한다.

이후 관회는 복직되어 서울로 가게 되자, 동수와 장손초를 정혼시킨다. 장손초는 옥지기를 예물로 보내고, 동수는 옥지기 시 한 수를 지어 화답한다. 복성인은 두 사람의 정혼 사실을 알면서도 각종 모략을 꾸미고 장손초를 여동생 복홍사(卜紅絲)와 혼인시키려 한다. 동수의 기지로 장손초는 여러 위기를 벗어나고, 고향으로 돌아가 과거를 준비한다.

한편, 동수는 결혼을 강요당하자 거짓으로 목숨을 끊고, 이로 인해 강지량은 화가 미칠까 도망을 가고 복성인은 병이 난다. 마침내 장손초는 과거에 급제하고, 후환을 두려워한 강지량은 장손초에게 복성인 때문에 관소저가 죽었다고 알린다. 장손초는 비통해 하며 복수하고자 한다. 복성인이 저지른 악행의 전말을 알게 된 복상서는 아들을 구제할 방법을 찾아 왕상공에게 도움을 청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

장손초의 모친 조부인(祖夫人)은 동수가 핍박을 받아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몸져눕고, 동수는 의자매 대씨(戴氏) 행세를 하며 조부인을 봉양한다. 과거에 급제한 장손초가 돌아오자 복성인은 여동생 홍사를 동수로 속여 시집보내려 한다. 관뢰는 동수에게 홍사가 미모가 뛰어나고 글재주가 있는 여인임을 알린다. 동수는 홍사를 집으로 들이고 두 사람은 의자매가 되어 함께 장손초를 섬기기로 약속한다. 관회는 복상서의 화해를 받아들이고 장손초는 관동수가 살아 있음을 알게 된다. 장손초는 관동수와 복홍사를 부인으로 맞고, 모친 조부인을 모시며 백년해로하며 부귀를 누린다.

의의와 평가

『옥지기』는 남녀 주인공이 봉건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의지와 선택으로 혼인문제를 결정지어 가는 내용으로, 재자가인소설 초기의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여주인공 동수는 이전의 가인(佳人) 모습과는 차별화되어 적극적이고 담대한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시험으로 배필을 정하자고 제안하는 재치, 강제로 혼인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의연하게 위기를 모면하는 모습 등은 『평산냉연(平山冷燕)』의 산대(山黛)나 냉강설(冷絳雪), 『옥교리(玉嬌梨)』의 백홍옥(白紅玉) 등의 여주인공에서 보이지 않던 부분이다. 재자가인소설이 재미형(才美型)에서 지혜형(智慧型)으로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한글본 『옥지기』는 고급 다듬이 장지(壯紙)에 필사된 현존하는 유일한 번역필사본이라는 점에서 자료적 가치가 있다. 번역 양상은 축약된 형태를 보이며 일부 부연하여 추가된 부분도 있다. 다양한 고어가 확인되고 있어 근대 국어 연구 자료로서도 의미가 있다.

참고문헌

『옥지긔』(연세대학교 학술정보원)
『옥지긔』(김장환·박재연, 이회, 2003)
「연세대 소장 번역 고소설 필사본 『옥지긔(玉支璣)』 연구─고어 자료를 중심으로」(박재연·김장환, 『중국소설논총』 1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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