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사(狂畵師)
이 작품은 그의 「광염소나타」와 더불어 탐미주의적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삶의 가치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라, 독특한 인물설정과 특이한 주제에 관심을 둔 가치인식의 경향이 노골화된 작품으로서 보편적인 가치론에 수용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솔거가 맹인처녀와 정을 통한 뒤, 순수성이 없다는 한가지 이유로 그녀를 목매어 죽이는 장면 등이 이러한 경향을 나타낸다. 따라서, 솔거라는 인물의 격정적이고 충동적인 성격과 비정상적인 삶의 가치에 대한 경도(傾倒), ‘눈동자’라는 결말의 작위적 장치 등과 더불어 이 소설은 김동인 특유의 극단적 예술관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편, 기법상으로도 소설의 창작과정을 그대로 노출시키면서, ‘여(余)’의 언행을 통하여 작가 우위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