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민요(歲時民謠)’라고도 한다. 세시풍속은 1월에서부터 12월에 이르기까지 1년 동안 흐름에 맞추어 반복되어 온 주기전승(週期傳承)의 다양한 연례민속을 뜻한다. 세시요는 이같은 세시민속의 의식과 놀이에 부합하여 연행된 구비전승 민요를 일컫는다.
세시요에는 의식과 관련된 세시의식요(歲時儀式謠)와 놀이와 관련된 세시유희요(歲時遊戱謠)가 있다. 다만 세시 자체의 미분적인 성격으로 말미암아 기능상 복합적인 성격을 지니는 것이 있는데, 이를테면 <지신밟기노래>는 대보름에 가정의 안녕을 축원하고 지신을 누르는 행사에서 불려지는 노래지만, 풍물을 치며 춤추고 노래한다는 점에서 유희적인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강강술래>·<놋다리밟기노래>도 세시에 불려지는 것으로, 놀이적인 성향과 더불어 의식요로서의 성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세시요는 세시의 다면성에 기인하여 의식과 유희 기능 양쪽에 걸쳐 밀착된 구비시가군(口碑詩歌群)을 포괄하는 것이다.
세시의식요는 1년 중 세시명절에 의식을 거행하면서 불려지는 노래이다. 세시의식은 특정한 세시명절에 인간이 신성의 세계에 의지하여 자연의 변화에 따른 재앙의 극복과 풍요와 다복을 기원하는 주술적 행사이다. 이는 민간신앙으로서의 가신신앙(家神信仰)·동신신앙(洞神信仰)을 바탕으로 한 신앙 행위이다.
세시의식요는 의식의 목적과 진행 장소, 참여자의 성격에 따라 가정의식요와 부락의식요로 나뉜다. 가정의식요는 가신신앙을 바탕으로 가정에서 소원 성취나 제액초복(除厄招福)을 기원할 때 불려지는데, <안택노래>·<성주풀이노래>·<풍신제노래>·<농신제노래>·<달맞이노래> 등이 그것이다. 부락의식요는 이와는 달리 동신신앙을 바탕으로 마을의 안녕과 풍농·풍어를 기원하는 현장에서 불려지는데, <지신밟기노래>·<고사반노래>·<걸궁노래>·<서낭굿노래>·<기우제노래>·<뱃고사노래>·<용왕제노래> 등이 그 예이다.
가정의식요의 중요한 특징은 가정의 일과 가족의 문제에 수렴되는 내용으로 사설이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성주풀이노래>는 가정의 성주신앙에서 말미암은 노래이며, <안택노래> 역시 집안의 가신에게 제액초복을 기원하는 노래이다. <달맞이노래>는 가신신앙에 따른 노래이다.
<풍신제노래>와 <농신제노래>는 가신신앙에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노래는 아니나, 가내의 태평이나 농사의 풍년을 바라는 노래로 사설을 중심으로 주로 개인 의식을 표현하는 노래들이 이에 속한다.
부락의식요가 불려지는 동제(洞祭)와 같은 마을 의식은 많은 사람이 참여해야 제대로 수행되므로 1년 중 일정한 날을 잡아 치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신밟기노래>는 마을 사람의 공동참여에 의해 마을 전체의 안전과 복락을 비는 것으로 공공이익의 관심사를 담은 노래이다.
<지신밟기노래>와 함께 <고사반노래>와 <걸궁노래>도 주로 정월보름·백중·추석을 전후한 농경세시에서 불려지는 것으로, 농악대를 앞세워 마을의 민가를 돌면서 걸립(乞粒)하여 부른다는 점에서 같은 성격을 지닌다.
<서낭굿노래>는 서낭신을 신앙하는 의식에서 불려지는데, 주로 서낭무가가 민요화하여 전승된 것이 많다. <기우제노래>는 신안군 고하도에서 기우제를 지낼 때 부른 ‘탕건바위노래’와 같은 노래가 그것이다. <뱃고사노래>와 <용왕제노래>는 어로와 관련된 작업의 무사와 풍어를 기원하는 무가가 민요화한 노래이다.
세시유희요는 세시의식요와 부분적으로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나 궁극적으로 재미와 흥취, 신바람을 추구하는 형태로 존재한다. 둘 다 주술적인 의미를 바탕에 지니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세시유희요는 세시의식요보다 개방적인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노래들이다.
세시유희요는 복을 기원하는 형식이 약화되고 놀이 자체의 즐거움을 강조하는 측면이 돋보인다. 세시유희요에는 도구유희요·가무유희요·축제유희요 등이 있다.
도구유희요는 세시명절 때 도구를 사용하면서 부르는 민요인데, <그네뛰기노래>·<널뛰기노래>·<윷놀이노래>·<줄다리기노래>·<고싸움노래>·<용호놀이노래>·<기마싸움노래>·<쇠머리대기노래> 등이 그것이다. 가무유희요는 세시명절 때 주로 여성들이 춤을 추면서 놀 때 부르는 민요인데, <쾌지나칭칭나네>·<월워리청청>·<놋다리밟기노래>·<둥당이노래>·<강강술래>·<돈돌라리>·<꼭두각시놀이노래> 등이 그것이다.
축제유희요는 세시명절 때 마을에서 잔치를 벌이면서 부르는 민요인데, <화전놀이노래>·<호미씻이노래>·<장원질노래>·<길놀이노래>·<서우젯노래>·<밤달애노래> 등이 그것이다.
도구유희요는 세시민속의 일환으로 베풀어지는 놀이 중에서도 도구를 활용한 놀이에서 불려지는 노래다. 도구유희라 하더라도 여기에는 마땅히 몸 동작이 수반되는데, 몸 동작이 도구를 잘 다루기 위한 보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몸 동작 곧 무용이 중심이 되는 가무유희와는 변별된다.
<그네뛰기노래>는 허공을 힘차게 박차고 오르는 여인네의 싱싱한 생명력과 아름다운 모습을 그 내용으로 한다. <널뛰기노래>와 <윷놀이노래>도 큰 명절에 놀이의 재미를 보태기 위해 사설을 붙여 노래하고 이를 통해 일 년 동안의 만복을 기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
<줄다리기노래>·<고싸움노래>·<용호놀이노래>·<기마싸움노래>·<쇠머리대기노래> 등은 놀이꾼들이 편을 갈라 싸우면서 놀이의 진행을 부추기거나 응원가 형태로 연행되는 노래들이다.
가무유희요는 놀이의 진행 과정상 춤 동작과 관련을 가지며 불려지는데, 대부분 부녀자들의 노래라는 점에 그 특징이 있다. <쾌지나칭칭나네>·<월워리청청>·<놋다리밟기노래> 등은 같은 계열의 여성 위주의 춤놀이에서 불려지지만, 분포와 행위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강강술래>는 <둥당이노래>·<청어엮기노래>·<대문놀이노래>·<남생이노래> 등이 있는데, 이는 놀이꾼의 춤 변화에 따라 순차적으로 연행되는 노래들이다. <돈돌라리>는 함경도 북청지역에서 불려지는데, 원형 춤판에서 앞소리꾼이 사설을 매기면 원형으로 앉은 사람들이 “돈돌라리 돈돌라리 돈돌라리요/리라 리라리 돈돌라리요”의 이음고리를 반복해서 노래한다.
축제유희요는 앞의 도구유희요와 가무유희요와 선명하게 구분되지는 않으나, 주로 집단 제의의 성격을 강하게 띠는 유희에서 불려지는 노래이다. 축제유희요에서 그 의례는 대부분 농경의례에 관련된 것인데, 농경의례 중에서도 기풍의례(祈豊儀禮)와 추수를 하고 나서 신에게 감사드리는 추수감사의례와 깊은 관련이 있다.
<화전놀이노래>는 삼월 삼짇날에 부녀자들이 모여 화전놀이를 하면서 부르는 노래이고, <호미씻이노래>는 농가에서 만물, 곧 즉 세벌 김매기를 끝낸 음력 칠월에 호미씻이 날을 잡아 일꾼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즐겨 놀 때 부르는 노래다.
<장원질노래>와 <길놀이노래>는 농악대를 앞세워 마을을 돌며 부르는 노래인데, 전자는 호미씻이계 놀이이고 후자는 마당놀이계 놀이에 포함된다. <서우젯노래>는 본래 도깨비귀신과 관련된 영감놀이를 할 때 불려진 제주도 특유의 민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