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권 4책. 필사본. 1920년 손자 종필(鍾弼)이 편집, 목활자로 간행한 것을 필사한 것이다. 권두에 송병선(宋秉璿)의 서문이 있다. 규장각 도서, 고려대학교 도서관, 연세대학교 도서관, 성균관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권1·2에 시 286수, 권3에 만시 52수, 애사 15편, 권4·5에 서(書) 56편, 권6에 서(序) 13편, 기(記) 5편, 발(跋) 10편, 해(解) 2편, 전(傳) 1편과 계자려문(戒子儷文), 위학지방(爲學之方), 권7에 논(論) 1편, 책(策) 2편, 권8에 묘지명 등의 비지류(碑誌類) 2편, 제문 등 애제류(哀祭類) 17편, 상량문 등 잡기류(雜記類) 10편이 수록되어 있다.
송병선은 서문에서 저자의 시에 대해 담백, 전아(典雅)하고 험벽(險僻)하지 않아 그의 후덕한 인품이 잘 드러나고 있다고 평하였다. 시는 시체별로 분류되지 않았고, 저작 연대순으로 배열되었다. 각 체의 시가 고루 실려 있으나 칠언율시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차운시(次韻詩)·화운시(和韻詩)·증시(贈詩)가 많다. 그 가운데 「은암석대연구(隱庵石臺聯句)」가 주목할 만 하다. 또한, 만시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서(書)는 문후·시사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다. 성리학이나 예론에 대한 견해를 보이고 있는 내용도 있어 흥미롭다. 「계자려문」과 「위학지방」은 노년기에 자손들을 경계하고, 또한 학문하는 방법을 서술해 가르침을 주고자 한 것이다.
논의 「설포론(設砲論)」은 군의 해이해진 기강을 정비하고 포군(砲軍)을 양성하고 대포를 많이 설치해야 환난을 대비할 수 있다고 논술한 글이다. 책의 「삼정책(三政策)」은 당시 문란한 삼정(三政)을 개선해야 한다는 대책문이다. 이와 같이, 저자는 시뿐만 아니라 학문에 대한 심오한 이해를 바탕으로, 예리한 현실 인식을 갖고 국가를 보전하고 사회의 모순을 시정하고자 노력했던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