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집가심’이라고도 한다. 사람이 죽은 방이나 장소에서 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것은 죽은 장소가 부정한 곳이어서 이것을 가시는 것이 일차적 목적인 의례이기 때문이다.
죽은 곳은 부정하기 때문에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줄 수 있는 주력(呪力)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단순히 죽은 장소를 위생적으로 가시는 것이 아니고 신앙적인 의미에서 정결하게 하는 것으로, 죽은 자에 대한 아픈 상처를 씻는 심리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죽은 장소만을 가신다고 하여도 죽은 이의 마음을 위로하지 않으면 살아 있는 사람의 마음도 개운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죽은 자가 산 자에게 탈이 나는 것도 방지하고자 하는 신앙적인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죽은 이의 유감을 달래고 죽은 사람의 의사를 들어보고 묘지나 죽은 다음에 남기고 싶은 말을 듣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러한 것은 신앙적이고 심리적인 효과를 동시에 가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장례일이 되면 미리 무녀를 선정하여 자리걷이를 준비한다. 여인들은 원칙적으로 장지의 산역(山役:시체를 묻고 뫼를 만드는 일)에는 참가하지 않는 대신 무녀를 불러 자리걷이를 준비한다. 죽은 이가 누워 있던 자리에는 죽은 이의 옷을 두고 쌀이나 밀가루를 담아두었다가 굿이 끝난 다음에 죽은 이의 환생을 확인하는 것으로 삼는다.
무녀는 제단을 그 옆으로 차리고 머리에 넋전(죽은 사람의 영혼이 붙은 것)을 달고 고리짝이나 장구를 치면서 무가를 창하고 죽은 영혼을 몸에 실어 죽은 이의 말을 한다. 이것을 ‘넋두리’라 한다. 무녀는 많은 신을 청배(請陪)하지 않고 죽음에 관련된 사자(使者) 등의 신을 달래는 것이고, 신이 내린 다음에는 죽은 이의 말을 전한다.
대개 죽음을 서러워하는 말이고 자식들에게 부탁하는 말, 그리고 장지의 적부(適不) 여하를 말한다. 묘지의 장소가 좋지 않다는 말을 들은 가족들은 불안하게 되고 이장(移葬)까지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집가심은 모든 신을 청하여 모시는 굿은 아니고 죽음의 부정을 가시는 것이 목적인 소규모의 무의(巫儀)라 할 수 있다.
죽은 다음에 행하는 이러한 것은 남부지방에서는 ‘오구굿’이라 하거나, 죽은 다음 즉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라도에서는 ‘곽머리씻김’이라 하며, 제주도에서는 ‘귀양풀이’라 한다. 형식은 다소 달라도 기본적인 것은 죽음의 부정을 가시는 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