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는 서우(曙宇). 경상북도 청도 출신. 1938년경성제국대학(京城帝國大學) 법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서울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42년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京城女子醫學專門學校) 강사로서 강단에 서기 시작하여, 1946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강사를 거쳐 1947년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교수가 된 뒤, 1952년 이후로는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대학원 교수를 역임하였다.
1960년 한국휴머니스트 회장을 맡아 1966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휴머니스트대회에 참석하였다. 1968년 한국철학회 회장을 맡으면서 그간 발간이 중단되고 있던 학회지 ≪철학 哲學≫을 1969년부터 속간시켰다.
1978년 독일 뒤셀도르프 세계철학대회에 참석하였고, 1979년 서울대학교를 정년퇴임한 뒤로도 명예교수로 계속 강단에 섰다. 1981년에는 학술원 회원으로 선임되었다.
<소크라테스(Socrates)에 있어서의 선(善)의 규정(規定)>이라는 그의 대학졸업논문처럼, 윤리적인 문제에서부터 철학을 시작하여 퇴직 무렵까지 셸러(Scheler,M.)의 가치윤리학을 강의하였다.
그러나 가장 왕성한 연구활동을 전개하였던 50∼60대의 주된 관심분야는 독일근대철학을 중심으로 한 사회철학과 역사철학이었다.
특히 칸트(Kant,I.)에서 헤겔(Hegel,G.W.F.)로 이어지는 독일 관념철학이 제기하는 비역사적·현대적 가치의 검토를 주장하면서도, 아울러 그것이 생성된 정치적·사회적 배경으로부터 한국 사회의 철학도가 시사받을 수 있는 역사적 의미에 대해서도 강조하였다.
이것은 그의 글 속에 자주 보이는 ‘동도서기(東道西器)’·‘한혼서재(韓魂西才)’라는 말들이 뜻하듯이, 서양의 철학사상을 수용하되 우리 것으로의 주체적 수용을 강조하였던 자신의 학문적 자세의 표현이기도 하였다.
또한 모든 철학적 탐구가 결국 현실 및 실천의 문제로 귀착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에서, 그의 경력이 보여주는 대로 휴머니즘운동에 헌신하였다.
국민훈장 동백장과 학술원 공로상을 수상하였으며,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연구≫·≪헤겔의 철학사상≫·≪역사철학 歷史哲學≫ 등 20여 권의 저서와 역서 및 다수의 논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