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울타리 안을 주로 관장하는 신으로서 집의 뒤꼍이나 장독대 가까이에 터주를 모시는 터주가리를 만들어 둔다. 짚가리를 만들고 항아리에 쌀을 담아서 신체(神體)로 삼는다.
매년 햅쌀을 갈아 넣는데, 그냥 갈아 넣기도 하지만 무당을 불러 굿을 하면서 행하기도 한다. 이 터주가리에는 매년 행하는 고사나 굿이 있을 때 모시는 것은 물론이지만 평소에도 간단한 치성을 드리는 경우도 있다.
터주가 관장하는 영역은 집이 안치되어 있는 터, 즉 울타리 안이 된다. 집 건물이 들어앉아 있는 터도 물론 포함되지만 건물의 수호는 따로 성주가 관장한다. 집터의 운이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미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즉, 터주대감은 인간의 재수, 특히 재물의 운수를 관장한다고 믿는다.
무당이 굿을 할 때 터주대감이 모셔지는 거리가 있다. 이 거리에서 터주의 성격이 뚜렷이 드러난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대감놀이는 터주대감을 모시는 거리로, 무당이 시루를 이고 술을 마시면서 집안을 돌아다닌다. 특히, 안마당과 뒤꼍을 돈다. 이는 대감신이 자기의 관장 영역을 돌아보는 것이라 한다.
이때 무당은 대감신이 강신하여 부르는 <대감타령>이라는 노래를 부른다. 이 노래는 주로 재수를 섬겨 주자는 것으로 되어 있다. 대감놀이의 무당노래 가운데 잘 알려진 것은 ‘욕심이 많은 대감’, ‘탐심이 많은 대감’이라는 구절이다.
욕심과 탐심은 일반적으로 비난이 되는 말이기는 하여도 사실상 한국인의 재산에 대한 욕심을 반영하고 있으며, 대감신은 그 집을 위하여 남의 재산이나 돈벌이를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