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의 핵(核) 속의 인(仁)을 식용으로 삼는다. 호두는 본래 동북아시아에 있었는데 이것은 가래나무 열매로서 추자(楸子)라 한다. ‘楸’자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글자이다. 그러다가 한(漢)나라 무제(武帝) 때 장건(張騫)이 서역에서 새로운 추자를 가지고 오니 이것을 호두[胡桃]라 하게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당추자(唐楸子)라 하였다.
당추자는 주로 중부 이남에 분포하고, 익으면 열매가 터져서 속의 핵이 절로 떨어지는데, 이것은 껍데기가 얇아 손으로 쳐서 부술 수 있어 수타호두[手打胡桃]라고도 한다. 이에 비하여 추자는 거의 전국에 분포하고 이 열매는 흙 속에 묻어 과육을 썩힌 뒤 핵을 꺼내는데, 핵의 껍데기가 두꺼워 쉽게 깨지지 않는다.
당추자가 한나라 때에 중국에 들어왔고, 6세기의 『제민요술(濟民要術)』에 나타나지만, 우리나라는 고려시대의 『고려도경(高麗圖經)』에 비로소 나타난다. 그리고 일본의 유명한 중부 산악지의 호두는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것이라 한다.
오늘날에는 천안호두의 명성이 높다. 이것은 고려 말에 유청신(柳淸臣)이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올 때 호두를 가지고 와서 그의 고향인 천안시 광덕면에 심은 것이 시초라고 한다.
일제 때 일본인들이 호두를 수집하여 3분의 2는 만주로 수출하고 3분의 1로 호두과자를 만들었으나, 그 양이 부족하여 1940년 일본에서 우량품종의 호두묘목을 많이 들여다 심었는데 이것이 지금도 생육되고 있다.
호두는 많은 양의 지방과 단백질을 함유하고, 비타민B1(0.5㎎%)도 많다. 지방은 60% 정도 함유하고 연노랑색의 투명한 기름으로 나쁜 냄새나 맛이 없는 질이 매우 좋은 건성유(乾性油)이다. 단백질은 23% 정도로서 다른 식물성단백질에 비하여 트립토판이 많아 질이 좋은 단백질이다. 그리고 칼슘(100㎎%)·인(300㎎%)도 많다. 호두는 그대로 먹기도 하고 맥주 안주, 과자나 요리에 첨가하며, 신선로(神仙爐)에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