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5년(헌종 11) 후손들이 편집·간행하였다. 권두에 홍직필(洪直弼)의 서문이 있다.
8권 3책. 목활자본. 규장각 도서·장서각 도서와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있다.
권1·2에 시 142수, 권3에 서(書) 13편, 권4에 서(書) 24편, 권5에 서(序) 3편, 발(跋) 6편, 기(記) 5편, 설(說) 4편, 상량문 5편, 제문 13편, 권6에 애사(哀辭) 1편, 고축문(告祝文) 5편, 잡저 6편, 권7에 묘갈명 2편, 묘표 2편, 행장 2편, 권8에 부록으로 김종후(金鍾厚)와 홍직필이 쓴 행장 2편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침착하고 돈중(敦重)한 학자의 면모가 잘 나타나 있고, 벗들과의 차운시·수증시가 많다. 「한중만음(閒中謾吟)」에서는 초가을 활짝 갠 푸른 하늘 아래 자연과 함께 동화된 유유한 심회를 잘 드러내 보이고 있다.
서(書)에는 일상적 안부를 묻는 내용 외에 성리설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개진한 것도 다소 있다. 이재(李縡)는 당시 인물성동이(人物性同異)의 시비로 야기된 호락논쟁(湖洛論爭)의 진전 과정에서 윤봉구(尹鳳九)와 호서심설의 문제로 논쟁했는데, 이재는 낙론(洛論), 윤봉구는 호론(湖論)을 지지한 바 있었다. 서 가운데 이재에게 올린 「상도암이선생서(上陶庵李先生書)」는 당시 학계의 커다란 쟁점이 되었던 심설(心說)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이 글에서 저자는 주희(朱熹)의 합이기설(合理氣說)을 들어 주기적(主氣的) 성향을 배척하였다. 별지에서는 장재(張載)의 이원론을 들어 주리(主理) 또는 주기의 일원론을 논박하고, 여러 선유(先儒)의 설을 인용해 심즉이기(心卽理氣)의 이원론을 논증하여 스승의 설에 동조하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잡저의 「한천어록(寒泉語錄)」은 이재의 어록이다. 스승을 처음 만난 날로부터 죽을 때까지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자세히 적어, 덕행과 학문의 대략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치재규범(致齋規範)」은 제사 때 재계하는 방법을 논술한 글이다. 그밖에 여러 논의들도 당시 심설 논쟁이 활발히 전개되던 학계의 분위기를 이해하는 데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