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埋香)이란 미래에 하생할 미륵불의 용화회에 공향할 침향을 마련하는 신앙 활동이다. 연해의 지방민들이 매향을 행하고 이를 바위나 비석에 기록한 것이 매향 암각과 매향비다. 당진의 안국사지 석조여래삼존입상(보물, 1963년 지정) 뒤편에는 배바위라고 불리는 큰 바위가 있다. 이 바위 전면의 양 측면에는 시대를 달리하는 매향 사실이 음각되어 있다. 배바위 오른쪽에는 ‘경술십월일 염솔서촌출포 □목향매치(庚戌十月日 鹽率西村出浦 □木香埋置)’라는 명문이 있다. 배바위 왼쪽에는 ‘경오이월일 여미북천구 포동제매향 일구 화주각선 결원향도(庚午二月日 余美北天口 浦東際埋香 一丘 化主覺先 結願香徒)’라는 내용이 음각되어 있다. 매향 암각문 중 경오년의 연대에 대해서는 고려 전기로 보는 견해와 고려 후기로 보는 견해가 있다. 고려 전기로 보는 견해는 경오년을 970년(광종 21) 혹은 1030년(현종 21)으로 추정한다. 이에 반해 고려 후기로 보는 견해는 경오년을 1270년(원종 11), 1330(충혜왕 1), 1390년(공양왕 2) 중 하나로 상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