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웅거리 · 군웅장수거리 · 장수굿 · 놋동이굿’이라고도 한다. 군웅은 ‘구능’ · ‘구릉(丘陵)’ · ‘군웅(軍雄)’이라고도 표기되며, 제액(除厄:재앙을 막음) · 수호(守護)의 기능을 한다.
군웅신의 성격은 확실하지 않으나 서울 · 경기지방에서는 길, 특히 뱃길의 신이라고 하는가 하면 씨조신(氏祖神) · 가업수호신(家業守護神)이라고도 한다. 한편, 경상도 및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안지역에서는 장군신의 하나로 인식되며, 이 굿에서 가축의 번식을 빈다고도 한다.
조선시대 말에 제작된 그림책으로 보이는 『무당내력 (巫堂來歷)』에 의하면 “명대(明代)에는 사신이 수로를 이용하여 왕래하였기 때문에 사신의 출발 때마다 모화관(慕華館) 밖 사신서낭당[使臣城隍堂]에서 무사히 돌아오기를 비는 굿을 행하였다. 그 때부터 굿을 할 때에는 구릉신을 모시게 되었다.”는 비교적 신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있다.
서울지방의 군웅굿은 무녀가 홍철릭[紅天翼]에 주립(朱笠)을 쓰며, 오른손에는 부채를 들고 왼손에는 돈을 싼 백지를 드는데, 백지에 싼 돈은 수로의 뜬귀신[浮鬼]에게 주는 것이라 한다.
이 굿은 서울 · 경기지역의 마을굿인 부군당굿과 도당굿의 ‘뒷전’ 직전인 마지막에 행해지는데, 특히 경기도 남부의 도당굿에서 가장 크게 행해진다. 남녀 무당 둘이 소머리를 놓은 군웅상 주위를 대칭으로 돌면서 징가락에 맞추어 엄숙하게 춤추는 ‘방수밟기’를 한 뒤 남무(男巫)가 「군웅노정기」를 부른다.
군웅이 저 멀리 강남에서 이 마을까지 오는 노정기(路程記)를 창과 재담을 섞어 노래하는 것인데, 그 연행방법은 판소리와 유사하다. 이어서 군웅은 억울하게 죽은 수비 · 영산 등 잡귀에게 떡을 꿴 화살을 쏘아 물려줌으로써 마을을 지켜준다.
한편 경상도 ·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안지역의 별신굿에서 행하여지는 ‘군웅장수거리’에서는 김유신(金庾信)을 비롯하여 중국의 조자룡 · 제갈량 등 장수신을 청배무가로서 모시어 축원한 뒤 무당이 놋동이(놋쇠로 만든 종이)를 입에 물고 장군의 위엄과 위력을 나타낸다. 그래서 이 제차를 ‘놋동이굿’이라고도 부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