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8편의 전(傳)이 수록되어 있다. 『담정유고(藫庭遺藁)』 권9에 실려 있다.
「제단량패사권후(題丹良稗史卷後)」와 「제고향옥소사권후(題古香屋小史卷後)」에 의하면, 김려는 김조순(金祖淳)과 함께 임자년(1792)간에 『우초신지(虞初新志)』를 읽다가 기뻐서 앞서 둘이 지었던 글 50여 수를 수습하여 두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남이 이 책을 빌려갔을 때, 김려는 비어옥사(飛語獄事)에 연루되어 책을 돌려받지 못하였다. 그 뒤에 책은 산질 되었다. 1818년 여름에 김려가 양가의 남은 글을 모아서 김조순의 글은 『고향옥소사』로, 김려의 글은 『단량패사』라 하여 2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단량패사』에 수록된 8편의 전은 「이안민전(李安民傳)」·「포수이사룡전(砲手李士龍傳)」·「안황중전(安黃中傳)」·「가수재전(賈秀才傳)」·「유구왕세자외전(琉球王世子外傳)」·「삭낭자전(索囊子傳)」·「장생전(蔣生傳)」·「한숙원전(韓淑媛傳)」이다.
입전 대상의 신분은 거지·포수 같은 하층민으로부터 궁녀, 외국의 왕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것은 신분에 구애됨이 없이 행적이 특이한 인물을 입전하였기 때문이다. 김려는 이런 전들을 모아 ‘패사(稗史)’라 하였고, 8편의 전은 패사에서 본 것을 소재로 하였다고 술회하고 있다.
『단량패사』는 견문을 기록한 것이나 문헌설화적 성격을 다분히 보여준다. ‘단량패사’라는 명칭은 하찮은 벌레인 반딧불을 뜻하는 ‘단량’과 정사(正史)가 못되는 소설적인 역사 이야기라는 뜻의 ‘패사’를 합친 것이다. 여기에 수록된 전들은 정통 주자학자들의 문집의 전들에 비해서 문체나 삽화가 특이하다.
특히, 김려가 야담총서라 할 수 있는 『창가루외사(倉可樓外史)』와 『한고관외사(寒皐觀外史)』 및 『담정총서(藫庭叢書)』 등의 야사(野史) 총서를 편찬한 점 등으로 보아, 그가 패사소품적 문학에 경주되어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은 조선 후기 한문 서사체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