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훈 또는 집안의 생활신조로서의 구실을 하였다. 이이는 일찍부터 종족이 함께 모여살기를 희망하였으나 가세가 빈한하여 흩어져 살게 되었다.
그 뒤 1576년(선조 9)에 고향인 해주(海州) 석담(石潭)으로 돌아가 형제·조카들을 비롯한 식솔이 함께 모여 살게 되자 「동거계사」를 지어 이를 권장하였다. 서두에는 “형과 아우는 부모의 몸으로부터 나뉘어 태어났으니 한몸과 다르지 아니하다.
서로 사랑하여 조금도 내 것 남의 것 하는 마음 없이 진실로 사랑하여 살지어다.”라고 되어 있다. 내용은 7개의 조목으로 나누어, ① 부모에게 효도하고 정성으로 제사를 받들 것, ② 홀로 된 형수를 일가의 으뜸으로 받들 것, ③ 사사로운 재물을 두지 말 것, ④ 아내와 소실을 모두 지극하게 대할 것, ⑤ 웃어른을 공손히 섬길 것, ⑥ 삼촌과 사촌형제들을 어버이와 친형제의 예로 사랑할 것, ⑦ 일가가 모두 화동할 것 등을 간곡히 타이르고 있다.
자신은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자제 한명에게 읽게 하여 다짐하고, 비복(婢僕)은 뜰에 남녀로 나누어 서서 배례(拜禮)를 행하게 하며, 「동거계사」를 풀이하여 들려주고 경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