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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규범(社會規範)

    사회구조개념용어

     한 인간이 타인·집단·공동체, 나아가서 민족이나 국가와 관계를 맺어갈 때 요구되는 사고와 행위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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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야
    사회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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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인간이 타인·집단·공동체, 나아가서 민족이나 국가와 관계를 맺어갈 때 요구되는 사고와 행위양식.
    영역닫기영역열기내용
    대체로 그 사회의 일반적인 가치관의 터전 위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사고나 행동의 표준적인 척도로서의 성격을 지니며, 사회성원 대부분에게 공통적인 행위양식이 된 사회규범은 인간의 삶을 이끌어가는 동력이 되며, 삶의 의미를 역동적으로 규명하는 힘을 가진다.
    이런 성격에 따라 사회규범은 인간행동을 긍정이나 부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판단기준의 평균치로서, 사회집단의 구성원들을 결속시키거나 어느 정도 지도와 통제의 기능을 가진다.
    사회규범은 크게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인간의 주관적이며 내적인 세계에 머무르면서 인간의 행위와 사고를 규제하는 차원과 객관적이며 외부 세계에 독립되어 존재하며 인간을 통제하는 차원이 그것이다.
    관행이나 도덕·윤리·예의 등은 주관적인 가치임과 동시에 인간 내면의 문제로서, 이를 위반할 때는 냉대와 소외 등의 사회적인 제약을 받게 된다.
    한편 사회규범이 객관화되어 있는 대표적인 예로 법을 들 수 있다. 법이라는 형식을 통하여 인간을 재판, 구금하며 사회의 질서를 바로잡게 된다.
    관행·도덕·윤리·예의 등으로 이루어지는 사회규범은 집단이나 지역사회 내지는 민족단위 안에서 오랜 기간 형성되고 변화되어가는 가치관이며 행위양식이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적인 차원을 고려해야 한다.
    한 사회가 습득하고 계승해오는 상징들이 실제로 공동체 지향적인 형태로 실생활에 나타날 때 이를 규범적 생활양식이라고 한다.
    이처럼 사회구조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사회규범은 정치·경제·종교·교육·신분 등을 포함한 여러 제도들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되기도 한다.
    전통사회의 사회규범은 크게 가치지향적 규범과 공동체지향적 규범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1) 가치지향적 규범
    우리 나라 전통사회에서 가치지향적 사회규범의 핵심은 역시 종교적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에서 찾을 수 있다. 외래종교였던 유교·불교·도교 가운데서도 전통사회의 사회규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은 유교였다.
    유교는 인간들이 무질서한 세계에서 어떻게 하면 인간답게 살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초점을 두었다. 세상사의 이치를 다루는 학문을 올바르게 배움으로써 질서있는 사회를 이룩할 수 있으며, 그러한 질서 속에서 인간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다고 믿었다.
    따라서 인간 자체의 철학과 인간답게 행동하기 위한 제반 규범이 권장되었다. 조선사회에서는 이러한 유교적 가치관에 입각한 질서를 통하여 인간과 사회가 구원받을 수 있다는 세계관이 자리잡게 되었는데 이는 일찍이 다른 문화권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강력한 사회규범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었다.
    전통사회에서는 사회질서에 지나친 관심을 둔 나머지 각각의 지역사회들은 질서규범으로 결속된 특유한 공동체를 형성하였다. 공동체 그 자체가 개인으로부터 분리할 수 없는 존재로서 더욱 중요시되었으며, 공동체라는 단위에서 개인은 한낱 구성요소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바로 이 점에서 조선사회의 사회규범의 핵심을 도출할 수 있다. 그것은 개개의 인간이 섬겨야 할 대상은 다름 아닌 공동체적 질서라는 점이다.
    가족이나 동네, 집단이나 민족 혹은 국가라는 공동체를 위하여 개개인간은 단지 한 구성요소로 남아 끈기있고 성실히 자신의 공동체를 섬겨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의 공동체와의 관계에서 지켜야 할 근본적인 사회규범은 자기를 얼마만큼 숨겨야 하는가 하는 문제로서, 이를 유교적 덕목에서는 ‘겸손’이라고 한다. 전통사회의 가치지향적 규범을 이루는 구체적 내용으로는 다음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사회질서에 있어서 강력한 통제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권위주의이다. 전통사회의 질서 구현자들인 관료가 행사했던 권위주의는 유교적 지식인들의 신분옹호 이데올로기로서 상하의 인간관계의 형식을 특징짓게 되었다.
    둘째는 권위주의와 표리관계를 이루는, 예의를 들 수 있다. 사회질서라는 개념을 사회화시키는 데 성공한 전통사회의 유교적 신분집단들은 각각의 개인이 지켜야 할 사회규범으로서 예의를 강요하였던 것이다. 예의의 핵심은 시간적 차원으로서의 서규범(序規範)과 공간적 차원으로서의 별규범(別規範)으로 이루어져 있다.
    누가 먼저인가라는 문제와 더불어 사람들 사이의 거리라는 문제는 예의의 구체적 내용을 이루었으며, 이러한 서·별규범은 단계적 통과의례를 거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2) 공동체지향적 규범
    전통사회에 있어서 사회 및 경제활동의 단위는 대개 생산력이 미약한 미작중심의 자급자족적 촌락공동체였다.
    이러한 경제환경은 유교의 공동체적 규범의 마을단위로 구체화되는 데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었다. 전통사회의 공동체지향적 사회규범은 동신신앙(洞神信仰)·전통의례·민속놀이 그리고 두레 등에서 그 진수를 발견하게 된다.
    마을을 처음으로 개척하여 터를 잡은 입향시조(入鄕始祖)가 그 마을을 지켜준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 동신신앙이었다.
    이는 마을 구성원들 사이에서 공동체의식을 강하게 불러일으켜 튼튼한 유대감을 형성하게 하는 일종의 사회규범의 구실을 하였다. 전통의례에는 마을단위의 공동체적 규범이 부조개념(扶助槪念)으로 나타났다.
    혼례나 회갑연을 행할 때는 마을구성원들은 이 날을 위하여 일손을 쉬며, 부녀자들은 잔치 준비를 한다. 부조의 준비와 교환 및 분배 과정에서 마을사람들은 서로 갚아주고 도와주는 무언의 윤리적 규범이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농업노동력의 효율성·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두레도 이와 같은 공동체의식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졌던 것이다. 한편, 지신밟기를 비롯하여 강강수월래·화전놀이·농악놀이·놋다리밟기·천렵 등의 민속놀이도 공동체적 사회규범을 강화하는 데 커다란 구실을 하였다.
    마을구성원 모두가 남녀노소 구별없이 혼연일체가 되어 놀고 놀아주는 가운데 신명과 흥겨움이 고조되었다. 이와 같은 놀이공동체에서는 자신을 숨기지 않고 버릴 수 있을 만큼 몰입하는 규범, 즉 마음껏 놀아주는 규범이 내재되어 있었던 것이다.
    우리들은 술자리에서 서로 사양하고 굽히는 기술적 예절보다는 바로 자기 자신을 버릴 만큼 마시고 취해 자리를 같이 한 사람들과 더불어 한마음으로 마음껏 놀아주는 것을 흔히 경험하는데, 이 또한 한국적 놀이규범이 스며들어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우리의 전통적 사회규범은 일본 제국주의가 우리 나라를 지배하면서부터 심각한 위험에 부닥치게 되었다.
    막대한 천연자원과 사회간접자본을 손에 넣은 일제는 각종 조세제도와 동원체제를 통해 전통적 공동체를 수탈, 억압하였다. 그러나 공동체 자체의 생활방식과 재생산구조를 철저하게 변형, 와해시킬 수는 없었다.
    이러한 한계를 의식한 일제는 1920년대부터는 문화정치라는 미명하에 우리의 민족문화와 공동체의식을 말살하려고 하였다. 단군 대신 천황이, 동신 대신 신도(神道)가 우리의 전통적 사회규범 속으로 스며들어오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일제는 신도정책이라는 새로운 의례준칙을 발표하여 전통의례의 기능을 마비시켰고, 민속놀이마저 금지시켰다. 놀이규범에서 재확인되던 공동체적 통합규범은 부분적으로 마비되어 잠재화되었다.
    그러나 공동체 내부에서 강렬한 민족주의를 향한 희망으로 부활될 뿐이었다. 문중이나 씨족집단, 그리고 그들의 고유한 조직원리와 문화적 전통은 일제의 군국주의적 사회규범의 침투에 저항하는 든든한 보루였던 셈이다.
    전통사회에서 조상에 대한 제사는 공동체적 유대감과 협동심을 발휘하게 하는 가장 좋은 계기요 원동력이었다. 제사는 조상의 혼백에게 드리는 살아 있는 사람들의 삶에의 의지의 호소임과 동시에 후손들을 위한 축복의 기원이었다.
    전 국토에 조상들의 묘가 산재해 있는 이상 일제의 전통문화 말살기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공동체지향적 사회규범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전통사회에서는 대체로 유교적 가치관이 전일화되어 모든 사회제도 내에 규범적 통일이 이루어져 있었던 반면, 오늘날의 사회는 다양한 가치관들이 서로 갈등, 대립하고 있어서 전체 사회를 일관되게 지배하는 사회규범은 찾아보기 힘들다.
    어떠한 가치도 절대적이지 못하며, 어떠한 행동도 그 원래의 준거기준을 상실하고 있다. 현대의 사회규범은 전통과 서구라는 두 개의 규범적 축이 복합될 때 나타나는 위상과 속성을 가지고 있다.
    전통시대의 규격화된 사회규범은 오늘날 해체되어가는 과정에 있으며, 더욱이 아직 새롭게 통일된 사회규범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오늘날의 이러한 규범 해체과정에서 각 제도의 가치관들이 한편으로는 독립하기 시작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그 나름대로의 가치를 가지면서 서로 공존하여 결국 다규범사회(多規範社會)로 이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날의 우리 사회는 일종의 무규범상태(無規範狀態)에 놓여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그러한 현상이 서구의 이른바 아노미(anomie)현상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또한 서로 다른 가치관들이 동시적으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통합주의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서구의 이른바 싱크레티즘(syncretism)이라는 개념으로 한국적 상황을 설명하는 데도 무리가 따른다.
    왜냐하면 한국적 상황에서는 각각의 행위자가 서구적 의미의 개인주의에서 출발한 자율적 개인으로 행동하기보다는 오히려 공동체의 한 부분으로 행동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비록 다양한 가치관이 공존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할지라도 한국인들은 공동체 내에서는 공동체의 규범에 따라 행동하므로 다규범 가운데서도 선택의 여지는 없게 된다. 따라서 행위자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가치관의 갈등이 주는 의미가 별로 크지 않다.
    그러므로 현대의 한국인에게는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화합규범’과 개인성을 주로 한 ‘자율규범’과의 조화가 문제가 된다. 이것은 행위의 주체가 어느 쪽에 우선적으로 의미부여를 하는가라는 문제이기도 하다.
    서구사회에서는 사회의 기본단위가 개인이며, 자율문화에 익숙한 까닭에 자신의 개인성을 기준으로 행동한다. 따라서 독자적인 가치선택을 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공동체의 가치규범에 맞추어 자신의 행동기준을 설정해야 하면서도 자기 나름대로의 규범도 확보해야 하는 양면적 가치판단이 각 행위자들을 짓누르고 있다.
    오늘날 한국인들은 화합규범과 자율규범의 양면성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거부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서구적 개인’이면서도 동시에, ‘한국적 공동체인’일 수밖에 없는 현대인은 더욱더 적절한 규범적 기준이 필요한 ‘역설의 시대’를 맞고 있는 셈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 하는 데에 대한 신념을 강하게 키우는 동시에 개인적인 생활양식과 공적인 행동규범을 엄격히 구분하며 살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오늘날 행위자 개개인들에게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은 공존의 규범 중 어느 영역을 선택하는가 하는 데 있지 않다.
    현대인은 자신이 내적 가치관을 지닌 주체가 되어 규범을 피동적으로 수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통적 사회규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그것을 성찰해볼 수 있는, 깨어 있는 의식이 요청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위대함과 취약함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적으로 인식하는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현대인들은 이 두 가지를 객관적으로 제시하여 자신이 그것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훈련해야 할 것이다.
    영역닫기영역열기 참고문헌
    • 『한국인의 생활풍습(生活風習)』(국제문화재단,1982)

    • 『한국사회(韓國社會)의 규범문화(規範文化)』(한국정신문화연구원,1983)

    • Folkways(Sumner,W.G.,1907)

    영역닫기영역열기 집필자
    집필 (1995년)
    한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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