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공맞이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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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행사
제주 북제주군 구좌읍 김녕리에서 삼공신을 맞이하는 굿거리.
이칭
이칭
전상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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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제주 북제주군 구좌읍 김녕리에서 삼공신을 맞이하는 굿거리.
내용

제주방언으로 ‘전상’을 차지한 신을 맞아들여 집안의 사기(邪氣)를 내쫓고 나쁜 ‘전상’을 풀어내는 굿이다. 그 형식이 맞이굿의 형식과 놀이굿의 형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일명 ‘전상놀이’라고도 한다. 큰굿 때 시왕맞이를 끝내고 세경본풀이·요(용)왕맞이 등 주요 제의 절차를 거쳐 거의 끝판에 가서 행한다.

‘전상’이라는 제주방언은 전생인연의 ‘전생’에서 온 말 같으나, 그 뜻은 하나의 일에 집착하는 마음이나 그런 행위를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술·노름·도둑질 등에 집착하여 끊을 수 없는 것은 나쁜 ‘전상’이요, 농업·공업·상업 등 어떤 직업에 몰두하여 성공하는 것은 좋은 ‘전상’이다. 이러한 ‘전상’을 차지하고 있는 신이 삼공이다.

삼공맞이는 마당의 큰대 앞에 삼공맞이 제상을 차리고, 소무가 치는 북·설쇠·징 등 장단에 맞추어 정장한 수심방(큰무당)이 노래와 춤으로 초감제부터 시작한다.

초감제는 다른 굿의 초감제와 마찬가지로, 먼저 천지개벽으로부터 굿하는 장소까지의 지리적·역사적 설명을 하는 ‘베포도업침’, 굿하는 날짜와 장소를 소상히 설명하는 ‘날과 국섬김’, 굿하는 사유를 설명하는 ‘집안연유닦음’을 한 뒤, 신을 청해들이기 위해 신역(神域)의 문을 여는 ‘군문열림’을 한다.

노래와 도랑춤으로 군문을 열면 군문이 잘 열리는가 여부를 점쳐 그 결과를 제주에게 전달하는 ‘분부사룀’을 하여 초감제를 끝내고, 다음은 ‘삼공질침’으로 들어간다. ‘삼공질침’은 삼공신이 오시는 길을 치워 닦는 제의 절차이다.

먼저 삼공신이 오실 좌우도(左右道)를 돌아보고, 그 길은 잡초목이 무성한 험한 길이라 하여 잡초목을 베어 넘기고, 베어 넘긴 잡초목을 작대기로 치우고, 그 그루를 따비로 파고, 파내어 울퉁불퉁한 지면을 발로 밟아 고르고, 여기저기 구르는 돌멩이를 삼태기로 치우고, 밀대로 밀어 길을 매끈하게 고르고, 먼지를 비로 쓸고, 일어나는 먼지를 잠재우기 위하여 물을 뿌리고, 물을 너무 뿌려 젖은 곳에 띠(풀)를 뿌리고, 띠를 부드럽게 하기 위하여 나비를 날린다.

이렇게 섬세한 길닦이과정을 노래와 상징적인 춤과 모의적인 행동으로 시행한 뒤, 삼공신이 건너올 다리를 놓는다 하여 긴 무명을 깔아놓는다. 이러한 길닦이가 완료되면 삼공신을 맞아들이는 ‘정대우’로 들어간다.

‘정대우’는 심방이 노래와 춤으로 시행하는데, 향로에 불을 피워 왼손에 들고 오른손에 요령을 들어 흔들며 삼공신을 청해들이는 춤을 추는 것이 중심이 된다.

이렇게 삼공신을 청하면, 이미 심방 두 사람이 헌 도포, 헌 치마 등의 차림을 하고 장님거지부부로 분장하여 멀리 나가 대기하여 있다가 지팡이를 더듬더듬 짚으며 손을 잡고 굿당으로 들어온다.

장님거지 부부가 들어오면 심방은 그들과 대화를 시작한다. 거지부부는 찾아온 이유를 “여기서 백일 동안 거지잔치를 크게 차려 대접한다기에 얻어먹으러 왔노라.” 하고, 심방은 잘 왔다고 맞이한다.

그릇소리를 달각달각 내며, 대사와 독백으로 거지잔치를 벌이는 과정을 전개하고, 거지부부는 얻어먹지 못하여 이리저리 헤매는 장면을 벌여 한참 웃음을 자아내게 한 뒤, 거지잔치가 끝나 거지들이 다 해산하였다고 하여, 거지부부를 안방으로 모셔 앉히는 과정을 벌인다.

거지부부 앞에 심방이 음식상을 내어놓고 살아온 과거 이야기나 하라고 하면, 거지부부는 장구를 치면서 과거의 생활내력 곧 ‘삼공본풀이’를 노래한다.

거지부부가 세 딸을 낳았는데, 막내딸 가믄장아기를 낳자 일약 거부가 되었고, 딸의 효심을 시험하여 불효한 막내딸을 추방하자 다시 장님거지가 된 과정, 그리고 거지잔치 소문을 듣고 얻어먹으러 온 내력을 노래하면 심방은 술잔(실은 무점구인 산판)을 드리면서 “이 술 한잔 드옵소서. 제가 가믄장아기외다.”라고 말한다.

술잔을 받아든 거지부부는 깜짝 놀라 술잔을 떨어뜨리며 눈을 뜬다. 떨어진 술잔은 점치는 구실을 하여 심방이 그 떨어진 모습을 보고 길흉을 판단한다. 이렇게 눈을 뜨는 과정을 실연한 뒤 ‘전상풀림’을 시작한다. 우선, 눈을 뜬 거지부부가 자손들을 돌아보아야 하겠다고 한다.

남자주인부터 차례차례 복(福)을 주는 매라고 하며 지팡이로 때려 인정(돈)을 받고, 다시 거지부부가 ‘전상’을 재연하여 쫓아내는 행사를 한다. 즉, 남편인 거지가 돗자리를 둘러쓰고 누우면 부인이 “이게 전상이다.”라고 외치면서 막대기로 때려 내쫓는 것인데, 이 쫓아내는 행사를 방마다 돌아다니며 행한 뒤, 마지막에 일을 그르치게 하는 사기(邪氣)인 ‘사록 (ᄉᆞ록)’을 쫓아내는 행사를 한다.

거지부부가 키와 빗자루를 들고 집안의 어지러운 것을 모조리 쓸어내어 울타리 바깥까지 몰아낸 뒤, 분장하여 입었던 헌 옷을 벗어버리고 들어오는 것이다. 그러면 수심방이 신칼과 산판으로 길흉을 점쳐 ‘분부사룀’을 하고 굿을 끝낸다.

이 행제과정(行祭過程)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삼공맞이는 삼공신이 오는 길을 치워 신을 청하면 신으로 분장한 심방이 등장하여 삼공본풀이 신화의 내용을 극적으로 연출하여 사(邪)를 쫓아내는 의례라는 데에 그 특성이 있다.

참고문헌

『큰굿 열두거리의 구조적 원형과 신화』(이수자, 집문당, 2005)
『제주도무속자료사전』(현용준, 신구문화사, 1980)
「제주도무속의례연구」(현용준, 『제주대학교논문집』 7, 1976)
집필자
현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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