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풀이 (풀이)

구비문학
작품
호남 지역의 씻김굿 「장자풀이거리」에서 연행되는 서사무가(敍事巫歌).
이칭
이칭
장자무가, 고풀이
내용 요약

「장자풀이」는 호남 지역의 씻김굿 「장자풀이거리」에서 연행되는 서사무가이다. 지역에 따라 고풀이라고도 부른다. 인색하고 조상 대접을 하지 않던 사마장자가 죽을 꿈을 꾸고 문복을 한 후 선행을 행하고 저승사자 대접 준비를 하여 마침내 명을 이어간다는 내용으로 연명담이다. 고풀이라는 이름을 가진 각편에서는 저승사자를 잘 대접하고 속였지만 결국은 발각되어 죽어서 벌을 받는다는 내용으로 차이가 있다. 저승사자를 속이면서까지 목숨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내재되어 있으며 죽음도 피할 수 있다는 생각도 나타난다.

목차
정의
호남 지역의 씻김굿 「장자풀이거리」에서 연행되는 서사무가(敍事巫歌).
서사단락

「장자풀이」는 서사무가의 하나로서 주로 전라도 지역의 세습무를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다. 씻김굿에서 불리는데 간략한 서사 단락에 비해서 함축하는 의미가 다양하여 주목할 만하다. 현재까지 채록된 「장자풀이」는 모두 13편으로 대부분 세습무가 연행하였다.

이본의 이름은 전라북도 지역의 「장자풀이」와 전라남도 지역의 「고풀이」라는 두 갈래로 나타난다. 「장자풀이」는 주인공인 장자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지만, 「고풀이」는 주인공보다는 그날 굿을 받아먹는 망자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기 때문에 이본의 이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북 지역의 「장자풀이」무가가 「장자풀이」라는 이름처럼 연명담의 성격을 보여 주며 장자가 어떻게 되었다는 데에까지만 구송되는 데 비하여, 전남 지역의 「장자풀이」무가는 「고풀이」라는 이름처럼 오늘 굿을 받아 먹는 망자를 극락으로 보내어야 한다는 식의 망자에 대한 내용까지 구송된다.

내용의 편차는 거의 없으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사마장자가 인색하고 조상 대접도 잘 하지 않는다.
  2. 사마장자가 죽을 꿈을 꾼다.
  3. 문복을 한 사마장자는 선행을 행하고 저승사자 대접 준비를 한다. 4-1. 사마장자가 마침내 목숨을 이어간다. 4-2. 사마장자가 저승사자와 함께 저승을 속이나 결국은 발각되고 죽어서 벌을 받는다.

이상의 1~3 단락은 모든 이본에서 공통되는 단락이다. 이후부터 「장자풀이」는 두 계통으로 나뉜다. 첫 번째 계통은 사마장자가 대비를 한 결과 저승사자의 도움으로 다른 주2를 대신 잡혀가게 하고 목숨을 이어가 잘 살았다는 계통으로 일종의 연명담이다. 두 번째 계통은 사마장자가 여러 가지 계책을 세우고 저승사자의 도움을 얻어 다른 존재를 대신 잡혀가게 했으나 결국은 발각되어 사마장자가 저승에 잡혀가 벌을 받는다는 계통으로 이는 사후담이라 할 수 있다.

「장자풀이」는 핵심적인 내용이 사마장자의 연명 기도와 그 결과라 할 수 있다. 사마장자의 시도로 인한 결과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목숨 연장에 대한 본능이 「장자풀이」에 나타나 있는 셈이다. 사마장자가 저승사자와 함께 저승을 속이는 내용 없이 곧장 용서받고 잘산다는 내용은 전남 지역에 주로 있는 이본들이고, 이러한 이본들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제목이 「장자풀이」가 아니라 「고풀이」라고 되어있어 지역적 분포가 다르다.

의미

「장자풀이」의 바탕에는 다분히 현실적인 세계관이 내재되어 있다. 사마장자가 여러 가지 수단을 써서 저승을 속이고 목숨을 이어 간다는 것은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저승의 세계로 가는 죽음이라는 것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꺼리는 일이지만, 인간의 노력에 따라 그 죽음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이 확인된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 아래에는 운명이란 바꿀 수 있다는 한국인의 운명관이 들어 있다. 흔히 팔자소관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지만 「장자풀이」에서 운명은, 어떤 초월적인 존재와의 싸움에서도, 마침내 스스로가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운명가역론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사람들은 「장자풀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확인을 할 수 있다. 첫째는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의 거리감을 확인시켜서 이승과 저승의 단절을 가져와 죽은 사람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다. 민간에는 죽은 사람의 한이 이승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금기시한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의 혼이 구천을 떠도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한다. 그러나 오늘 굿을 받아 먹는 망자는 사마장자처럼 삶을 이어나갈 수는 없는 존재이고 따라서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의 거리감이 확인된다.

둘째는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확인한다. 죽음이란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예고 없이 다가와 현실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과 이별하게 하는 죽음은 혈육의 죽음으로 인해 그 공포를 배가시킨다. 「장자풀이」를 통해서 죽음이라는 것이 결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 죽음 저편의 세계 또한 이승의 연속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어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러한 것은 다른 쪽으로도 작용하여서 살아 있는 동안에 더 열심히 살아가게 만드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장자풀이」를 통해 살아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한을 풀 수 있다.

세상에 옛날에 사마장자같이 죄목 죄단 많한 이도 인정으로 다리를 놓고 철약으로 목숨 천대해서 죽을 아부지를 살렸는디 오늘 날에 아무살 먹은 대조가 어째 목숨천대를 주1

이 부분에서 살아있는 사람들은 회한의 감정과 함께 울음을 터트리고 마침내는 자신의 설움을 울음 끝에 녹여낼 수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원전

김태곤, 『한국의 무속신화』(집문당, 1985)
김태곤, 『한국무가집』Ⅰ·Ⅱ·Ⅲ(집문당, 1971∼1979)
이현수, 「해남 주평단본」(『구비문학대계6-5』,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4)

논문

신호림, 「<장자풀이>의 서사적 지향과 제의적 의미」(『한민족문화연구』 57, 한민족문화학회, 2017)
정제호, 「<장자못> 전설과의 비교를 통해서 본 <장자풀이>의 인물 형상화 방식과 신화적 의미」(『Journal of Korean Culture』 36, 한국국제어문학학술포럼, 2017)
홍태한, 「<장자풀이>무가 연구」(『한국 서사무가의 유형별 전승 양상과 연행원리』, 민속원, 2016)
주석
주1

이현수, 『한국구비문학대계6-5』, 「해남 주평단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4, 676쪽

주2

이름이 같은 우마장자, 나이가 같은 동갑 장자, 집에서 키우는 말 등.

관련 미디어 (2)
• 본 항목의 내용은 관계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단,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ID
저작권
촬영지
주제어
사진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