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정전 ()

고전산문
작품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이칭
이칭
뎡슈졍젼 권지단, 졍수경젼이라, 정슈경전, 녀장군전
내용 요약

「정수정전」은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필사본, 목판본, 활자본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활자본은 「녀장군젼」으로 되어 있다. 이 작품은 「홍계월전」, 「이학사전」과 함께 남성을 뛰어 넘는 영웅적 능력과 사회적 지휘를 획득하는 적극적인 여성상을 구현해 낸 여성영웅소설이다. 주인공 정수정은 가정·사회·국가가 요구한 여성의 삶을 거부하고 군담을 통해 여성의 능력을 부각시킨다. 이처럼 전통적 여성의 역할 변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보여 주면서도, 결말에 이르러서는 전통적 모습을 갖춘 여성으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인다.

정의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이본사항

「정수정전」은 1책으로 필사본, 목판본, 활자본의 형태와 함께 여러 이본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이본에 따라 제목에서 차이가 나는데, 필사본과 목판본은 「뎡슈졍젼 권지단」, 「졍수경젼이라」, 「정슈경전」이고, 활자본 계열은 「녀장군전」이다. 내용 또한 필사본 계열에서 정수정의 부모가 모두 죽은 것과 달리 활자본 계열은 모친 양씨 부인이 죽지 않고, 부모의 원수를 갚는 의지가 부각되어 나타난다. 나아가 활자본 계열에서 부모의 원수인 진량에게 복수하고 처단하는 장면이 강하게 드러나며 군담에서 정수정과 적장의 대결담이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내용

송나라 태종 황제 시절 병부상서 겸 표기장군 정국공은 혈육이 없어 근심하다가 뒤늦게 딸 하나를 낳으니, 이름을 수정이라 하였다. 이때 이부상서 장운에게 연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정공이 장상서의 집에 놀러 왔다가 그 아들을 보고 청혼하니 그들은 그 자리에서 혼약하였다.

이때 정공이 황제에게 간신인 진공을 멀리하기를 간하니, 진공이 이를 알고 정공을 모해해 결국 절강으로 귀양가게 되었다. 귀양 간 정공이 죽고, 부인 양씨도 죽는다. 부모를 잃은 수정을 돌봐 주던 장상서마저 죽자 수정은 의지할 곳이 없게 된다. 이후 수정은 남복을 하고 무예를 닦아 과거에 응시해 급제한다. 수정이 과거에 급제한 때에 수정의 정혼자인 장연 또한 급제해 한림학사가 된다. 수정은 장연에게 장연과 정혼한 사람이 죽은 자기 누이라고 한다. 이 말을 믿은 장연은 위승상의 딸과 혼인한다. 이때 북방 오랑캐가 침범하니 정수정이 대원수가 되고 장연이 부원수가 되어 출정한다. 기주에서 호왕 마웅과의 싸움에서 정수정은 적군을 쳐부수고 대승을 거두어 황성으로 회군한다.

천자가 정수정의 능력과 전장에서의 공로를 인정하여 높은 지위를 부여한다. 또한, 수정을 부마로 삼으려 하자 정수정은 더 이상 임금을 속일 수 없어 자신이 여자임을 밝힌다. 이에 천자는 장연을 정수정과 혼인시키고 또 공주와도 혼인시킨다. 또한, 임금이 수정의 직임을 환수하고 식읍만 남김으로써 수정은 사회적 지위를 박탈당한다. 이후 수정은 장연의 총애를 받는 영춘의 방자함을 징계하여 목을 베는데, 이로 인해 수정은 시어머니 태 부인, 장연과 갈등을 빚게 되고 수정은 청주로 돌아가 군사를 훈련시킨다.

이때, 호왕의 군대가 마원을 대장군으로 삼아 다시 침략하고 천자는 수정에게 다시 출정을 명한다. 정수정은 장연에게 전장으로 올 것을 명하고 군량을 수송하는 책임을 맡긴다. 그러나 장연이 제때에 도착하지 못하자 수정은 군령을 어긴 죄로 장연을 벌한다. 두 번째 전쟁에서 승리한 수정은 회군하던 도중 진량의 목을 베어 부모의 원수를 갚는다. 수정이 돌아온 후, 임금이 친히 마중을 나와 수정에게 작위를 부여한다. 수정이 벼슬을 얻자, 시어머니 태 부인도 수정의 사회적 역할을 인정하고 화해를 청한다. 이후 다시 일가가 화목하게 자손을 낳고 75세까지 천수를 누리다가 동시에 채운을 타고 승천하였다.

의의와 평가

「정수정전」은 주인공 정수정의 우월한 능력을 앞세운 여성우위형 소설이다. 정수정은 불행이 닥쳤을 때 남장을 하고 과감하게 남성 세계에 뛰어들어 국가에 혁혁한 공로를 세우고, 또한 남편과 시어머니와 대등한 위치에 섬으로써 현실에서 오는 불평등을 해소하는 능동적 여성을 보여 준다. 이러한 점에서 「정수정전」은 조선 후기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의 인간적 해방과 남녀 불평등을 타파하고자 한 소설로 인식되어 왔다.

또한, 이 작품에는 수정이 정치적 문제와 가정 내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 드러나는 수정의 변신을 「단군 신화」의 동굴 모티프와 관련짓기도 하였다. 즉, 수정이 부모를 잃고 시련을 극복하여 신분 상승을 이루는 과정을 「단군 신화」의 웅녀가 분리 · 전이 · 통합이라는 3단계의 통과 의례를 거친 것을 웅녀상의 수용으로 보았다.

「정수정전」의 결말 부분에서는 당대 지배적 성담론이 우위에 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천자가 두 번의 전쟁을 거치면서 수정의 사회적 지위를 인정하는 동시에 가정에서도 장연보다 우위에 서는 수정의 사회적 역할을 인정함으로써 여성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한계를 극복한 질적 변화가 이루어졌다는 데 의의가 있다.

참고문헌

원전

<뎡수졍전>(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 54장본)

단행본

정병헌·이유경, 『한국의 여성영웅소설』(태학사, 2000)

논문

서혜은, 「<정수전전>의 대중화 양상과 그 의미」(『어문학』 92, 한국어문학회, 2006)
윤경수, 「<정수정전>의 환상모티프와 신화적 의미 분석」(『연민학지』 9, 연민학지, 2001)
임수현, 「<정수정전>의 성(性)담론 고찰」(『한국고전연구』 18, 한국고전연구학회, 2002)
임현아, 「<정수정전>에 나타난 성 역할 인식의 변화 고찰」(『장서각』 33, 한국학중앙연구원, 2015)
전기화, 「조선후기 여성영웅소설 <정수정전> 재고: 여성 인물의 행위자성을 중심으로」(『한국고전여성문학연구』 37, 한국고전여성문학회,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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