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품 ()
정의
고려시대의 18품계 중 제9등급의 품계.
개설
무산계(武散階)는 995년(성종 14)에 정원장군(定遠將軍)·영원장군(寧遠將軍)으로 제정되었고, 문산계(文散階)는 1076년(문종 30)에 중산대부(中散大夫)와 조의대부(朝議大夫)를 상하로 하는 쌍계(雙階)로 정비되었다.
내용
문종 관제에 의하면 작(爵)으로서 현후(縣侯)·현백(縣伯)·개국자(開國子) 등이 있었다. 동반경관직(東班京官職)으로 상서도성(尙書都省) 및 상서육부(吏部·兵部·戶部·刑部·禮部·工部)와 고공사(考功司)·도관(都官)의 낭중(郎中), 합문(閤門)의 인진사(引進使), 동궁관(東宮官)의 좌우찬선대부(左右贊善大夫)·중사인(中舍人)·중윤(中允) 등이 있었다.
동문원(同文院)·태상시(大常寺)·창고도감(倉庫都監)·행랑도감(行廊都監)·제기도감(祭器都監)·노부도감(鹵簿都監)의 부사가 5품 겸관(兼官)으로, 식목도감(式目都監)의 판관과 개경오부(開京五部)·팔관보(八關寶)·내장댁(內庄宅)의 부사가 5품 이상 관직으로 두어져 있었다.
또한, 서반직(西班職)은 중낭장(中郎將)이었고, 외관(外官)으로는 동북면·서북면의 병마판관(兵馬判官)이 5·6품 관직으로, 중도호부(中都護府)의 부사와 방어진(防禦鎭)의 사(使)가 5품 이상 관직으로 설치되었다.
고려 중기 이후 지방에 5도가 정착되면서 각도의 안찰사(按察使)가 대개 5·6품으로써 임명되었고, 1178년(명종 8)에는 서경의 판관이 역시 5·6품 관직으로 새로이 두어졌다.
고려 후기에는 1275년(충렬왕 1) 원나라의 압력으로 관제가 격하, 개편되었다. 작(爵)은 모두 혁파되었고, 상서도성의 낭중도 상서성의 폐지와 함께 혁파되었다.
상서육부·고공사·도관의 낭중은 4사(典理司·軍簿司·版圖司·典法司)·고공사·도관의 정랑(正郎)으로, 합문 인진사는 통례문(通禮門) 인진사로 각각 개편되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5도의 안찰사가 안렴사(按廉使)로 개칭되었다.
1298년(충렬왕 24) 충선왕이 즉위해 관제를 개혁하였다.
자정원(資政院)의 판관이 정5품 관직으로 신설되었다. 4사·고공사·도관의 정랑은 6조(銓曹·兵曹·民曹·刑曹·儀曹·工曹) 및 도관의 낭중으로 개편되고, 태상시가 봉상시(奉常寺)로 개칭되면서 5품 겸관이던 부사가 정5품의 승(丞)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같은 해에 충선왕이 퇴위하자 자정원 판관은 혁파되었고, 6조·도관의 낭중은 다시 4사·도관의 정랑으로 환원되었다.
1308년 충선왕이 복위해 또다시 관제개혁을 실시하였다. 문산계가 정5품·종5품을 합쳐 통직랑(通直郎)으로 개정되었는데, 이로부터 5품관계가 이전의 대부계(大夫階)에서 낭계(郎階)로 바뀌어 낭계의 상한(上限)이 되었다.
이와 동시에 도첨의사사(都僉議使司)의 좌우헌납(左右獻納)과 선부(選部)·민부(民部)·언부(讞部)의 직랑(直郎), 예문춘추관의 응교(應敎), 중문(中門)의 판관, 전의시(典儀寺)·사복시(司僕寺)·전객시(典客寺)·내부사(內府司)·선공사(繕工司)·도진사(都津司)·전교서(典校署)의 승, 사온서(司醞署)·사선서(司膳署)·사설서(司設署)의 제점(提點)·영(令), 자운방(紫雲坊)의 제점·사(使), 풍저창(豊儲倉)·광흥창(廣興倉)·상적창(常積倉)의 사, 제용사(濟用司)의 지사·사, 내알사(內謁司)의 복(僕), 세자부(世子府)·제왕자부(諸王子府)의 익선(翊善), 개성부·평양부·계림부·한양부의 판관 등이 정5품 관직으로 두어졌다.
1310년(충선왕 2)에는 문산계가 정5품·종5품이 분리되어 정5품이 통직랑으로 되었다. 제용사가 자섬사(資贍司)로 개칭되면서 지사는 혁파되고 사는 종4품으로 승격되는 대신 정6품이던 부사가 정5품으로 승격되었다.
그 뒤 3부의 직랑과 중문의 판관이 4사 및 도관의 정랑과 통례문판관으로 각각 환원되었다. 사온서 등의 제점과 내알사의 복은 혁파되고, 시(寺)·사(司)·서(署) 등의 정5품 승·영은 모두 종5품에서 종6품 관직으로 강등되었다.
1356년(공민왕 5) 반원정치의 일환으로 관제가 개편되면서 문산계가 조의랑(朝議郎)으로 개정되었다. 중서문하성(中書門下省)의 부활과 함께 기거주(起居注)·기거랑(起居郎)·기거사인(起居舍人)이 정5품 관직으로 두어졌다. 좌우헌납은 좌우사간(左右司諫)으로 개칭되어 종5품으로 강등되었다.
이 밖에 상서도성 및 상서육부·고공사·도관의 낭중, 한림원·보문각(寶文閣)의 대제(待制), 합문의 인진부사(引進副使), 태묘서(太廟署)·양온서(良醞署)의 영 등이 정5품 관직으로 되었다.
이와 동시에 평양부 판관이 서경판관으로 환원되었고, 1359년에는 7품 이하 관직이던 현령(縣令)·감무(監務)가 안집별감(安集別監)으로 개칭되면서 5·6품 관직으로 승격되었다.
1361년에 또다시 관제가 개편되면서 문산계가 통직랑으로 개정된 것을 비롯해 대체로 1356년 이전의 관제가 복구되었다.
도첨의부(都僉議府)의 좌우헌납과 6사(전리사·군부사·판도사·전법사·예의사·전공사)·고공사·도관의 정랑, 예문관의 응교, 통례문판관, 평양부판관 등이 다시 두어졌다. 상서도성의 낭중과 보문각의 대제는 혁파되고, 삼사(三司)의 판관과 감찰사의 지평(持平)이 정5품 관직으로 새로이 설치되었다.
1369년 문산계가 다시 조의랑으로 개정되고 도첨의부의 좌우헌납이 문하부(門下府)의 좌우사간으로, 6사·고공사·도관의 정랑이 6부(선부·총부·민부·이부·예부·공부)·고공사·도관의 직랑으로, 통례문판관이 합문 인진부사로 각각 개칭되었다.
감찰사 지평은 사헌부의 종5품 잡단(雜端)으로 바뀌고, 보문각응교가 정5품 관직으로, 각도도통사영(各道都統使營)의 지사가 5·6품 관직으로 두어졌다. 그리고 1371년에는 문산계가 통직랑으로 개정되고 관직에 있어서도 1361년의 관제가 다시 복구되었다.
한편, 공민왕 때에는 풍저창과 광흥창의 사가 종5품으로 강등되었으며, 환관 관부로서 내시부(內侍府)가 설치되면서 좌승직(左承直)이 정5품 관직으로 두어졌다가 우왕 때 내시부의 폐지와 함께 혁파되었다.
1388년(창왕 1)에 안집별감이 현령·감무로 환원되었으나 품계는 여전히 5·6품으로 유지되었고, 안렴사는 도관찰출척사(都觀察黜陟使)로 개칭되면서 관품이 크게 상승해 양부(兩府)의 대신으로써 임명하도록 되었다.
1390년(공양왕 2)에는 세자부의 좌우문학(左右文學)이 5품 관직으로, 이듬해에는 춘방원(春坊院)의 무반직인 좌우위수(左右衛率)가 정5품으로, 삼군도총제부(三軍都摠制府)의 단사관(團事官)이 5품 이상, 경력이 4·5품, 도사(都事)가 5·6품 관직으로 각각 설치되었다.
참고문헌
『고려사(高麗史)』
「고려시대(高麗時代)의 문산계(文散階)」(박용운, 『진단학보(震檀學報)』52, 1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