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주의 ()

사회구조
개념
개인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출신 학교의 지위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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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개인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출신 학교의 지위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현상.
개설

학벌주의는 초등, 중등 그리고 고등교육을 받은 기간(years of schooling)을 의미하는 수직적 차원의 ‘학력주의’(學歷主義)와 구별된다. 즉 동일선 상의 학력이더라도 학교의 종류, 학교이름, 학과 등의 사회적 위신에 따라 다른 가치가 부여되는 이른바 ‘수평적 학력주의’를 학벌주의라고 설명할 수 있다. 한 사회에서 능력, 학력, 학벌의 삼자관계가 동등하게 다루어질 경우 그 사회는 자격 혹은 능력중심의 사회로 이동하는 반면에, 능력보다 학력과 학벌을 중시할 경우에는 모두가 높은 학력을 추구하는 고학력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같은 학력 중에서도 특정의 학교 출신자가 실제적인 능력과 사회에 기여한 것에 비해 보다 많은 대우와 혜택을 보거나 심지어 권력을 독점하게 될 경우, 학벌주의는 사회적 차별과 불평등을 구조화시킬 수 있다. 학벌은 분명 계급은 아니지만 일종의 신분제처럼 작동하는 ‘학벌의식’은 현대판 한국식 신분제도로 고착화되고 있다.

연원 및 변천

학벌주의는 고려시대 과거제도부터 그 연원을 찾아 볼 수 있다. 과거제도라는 학력 인증시험을 통해 고위직에 등용될 수 있는 신분상승의 제도적인 채널이 마련되었고, 이것이 현대적 개념의 학력 혹은 능력주의의 기초가 된다. 이후 조선시대에는 철저한 신분제도 하에서 과거제도가 제한적으로 활용되었으며, 이후 능력보다 당쟁과 파벌을 중심으로 고위직 등용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전통이 개화기와 식민지 시대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되었고, 근대화를 거친 이후에도 같은 학연을 가진 사람들이 동문, 선후배를 찾아 자기의 이익을 도모하는 이기적인 공동체로 변모하였다. 학벌은 전통적인 가족주의가 확장된 현대사회에서 현대적 옷을 입고 새롭게 나타난 변종으로 이해할 수 있다.

현황 및 내용

2003년 한 조사에 따르면, 개인능력이 동일한 경우 우리사회에서 성공과 출세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학벌(61%)로 나타났다. 비명문대학생의 경우, 취업과 승진 그리고 인격적으로 무시당하고 있는 것으로, 더 나아가 특정 학벌이 정부 고위직은 물론 민간, 기업부분을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얼마나 많이 배웠는가가 아닌 어디에서 배웠는가가 더 중요한 현실은 대학을 서열화 시키고, 더 나아가 교육체계는 물론 교육 전반을 왜곡시키는 문제를 낳고 있다. 학벌사회는 특정 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입시경쟁사회를 낳고, 교육은 전인교육이 아닌 시험선수를 양산하는 입시교육이 되고, 공부 잘하는 학생만이 학교나 사회에서 모두 인정받는 사회로 전락하고 만다. 결과적으로 성적 우수자는 자신이 훌륭한 사람이라는 허위의식을 내면화시키는 동시에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은 자신감을 상실하게 되고 자신을 무가치한 존재로까지 믿고 만다. 학생들은 대학의 좋고 나쁨 혹은 선택의 문제가 학문에 따른 것이 아니라 학교 이름을 보고 선택한다. 왜냐하면 사회 전 영역에 걸쳐 학벌에 따라 권력이 집중되며 특히 서울대 출신들이 그 권력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벌은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차별과 불평을 지속적으로 확산 및 강화하는 기제가 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계급차이로 생기는 사회적 불평등은 개인의 노력을 통해 일정정도 극복할 수 있지만, 학벌은 계급과 달리 한번 정해지면 바꿀 수 없는 일종의 후천적 신분으로 지속적인 차별과 불평등을 양산하는 핵심요인이 되고 있다.

진단과 과제

학력과 학벌간의 엄연한 차이를 인정하는데서 시작하고, 후자로 말미암아 야기되는 한국사회의 불평등 및 차별의 핵심요인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학벌사회로 비롯되는 다양한 문제들 즉, 교육체계의 위기, 국가 경쟁력의 위기, 가치관의 위기에 대한 올바른 처방을 사회적 합의와 공동의 노력 속에서 찾아나갈 때 한국사회의 미래는 밝다고 말할 수 있다.

참고문헌

『학벌사회: 사회적 주체성에 대한 철학적 탐구』(김상봉, 한길사, 2004)
『한국사회의 학력·학벌주의: 근원과 발달』(이정규, 집문당, 2003)
『서울대의 나라』(강준만, 개마고원, 1996)
「학벌주의 실태와 극복대책」(정태화, 『학벌주의 극복을 위한 종합대책(안) 세미나』,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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