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에 이희승은 무당의 노랫가락이 시조의 원상일 것으로 추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하여 국악계의 장사훈은 『삼죽금보(三竹琴譜)』의 「무녀시조(巫女時調)」의 곡조를 검토하여, 가곡이 축소되어 시조가 되었듯이 조선 말 고종 무렵에 시조가 축소되어 무녀시조가 되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이미 1799년 10월 하순부터 1800년 2월 초까지 경상도 합천에 있으면서 본 것을 기록한 이옥의 문집에 서울 굿 노랫가락의 가사가 나타나며 신위(申緯, 1769∼1845)가 지은 「소악부」의 ‘신래로(神來路)’라는 한역시는 무당노랫가락의 대표적 일절 “(본향 양산) 오시는 길에 가얏고로 다리를 놓소.”를 한역한 것이다.
무당노랫가락은 청배나 공수와 마찬가지로 서울 굿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중요한 연행 요소이다. 굿에서 노랫가락의 기본형은 ‘신명의 찬미-청배-재수 소망-부탁’이라는 구성요소를 갖춘 노랫가락을 말한다. 진오귀굿에서 시왕가망 노랫가락과 중디 노랫가락은 후반부의 기원이 재수 소망이 아니라 망자 천도로 변형되었다.
재수굿에서 가장 대표적인 노랫가락 가사는 다음과 같다.
“본향 양산 오시는 길에 가얏고로 다리를 놓고/ 가얏고도 열두 줄인데 어느 줄마다 서겨외서/ 줄 아래 덩기덩 소리 노니라고.”
신령과 인간이 만나는 공간인 굿은 인간이 신에게로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엄숙함도 아니고, 신이 일방적으로 인간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무거움도 아니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과 신의 만남이 상호적으로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인간이 신이 필요해 불러 모시듯 신도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 둘은 화합을 이루어야 하며 그 화합은 신명나는 음악을 통해 보장된다.
진오귀굿에서는 다음과 같이 시작하는 「중디 노랫가락」이 불린다.
“서낭당 뻐꾹이 새야 너는 어이 우짖느냐/ 속 비신 고향나무에 새 잎 나라고 우짖느냐/ 겉잎이 이울어졌으니 새 속잎 날까.”
1절인 이 노래의 주제는 새로 속잎이 난다는 것이다. 겉잎은 시들었지만 속잎이 새로 날 것을 바라는 것이다. 이는 망자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망자는 겉잎인 이 세상에서의 삶이 이울어졌다. 이제 새로 속잎이 난다는 것은 새로운 삶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이다. 혼령으로서 다른 세상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중디는 바로 그 혼령을 저승으로 안내해 가는 신령이다. 중디와 함께 새로운 곳으로 떠나야 하는 망자의 새로운 상태를 노래로 표현해 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