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마루 아래 방들이 한 줄로 배치된 홑집에 대칭되는 것으로, 양통집까지를 포함해 겹집이라 부르기도 한다.
평면유형으로 보아 평야지대의 홑집계통과 산간지대의 양통집계통이 각기 다른 경로를 밟아 남쪽으로 전파되다가 삼남^제주지방에서 만나 서로 복합되어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평면형태에 따라 2칸겹집·3칸겹집·4칸겹집, 구조는 3칸이고 평면은 4칸인 웃 3알 4칸집, 그리고 삼남지방의 전형적인 겹집과 그 변형인 남해안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가장 전형적인 겹집은 삼남지방에 널리 분포하는데, 부엌·큰방·대청·사랑방의 순으로 배치된다. 부엌은 정지방과 부엌으로, 사랑방은 윗^아랫방으로 나뉘는 양통집계통이고, 대청과 큰방은 외통집계통이다. 대청과 큰방 앞에는 보통 툇마루가 놓이며 정지방은 찬장같이, 아랫방은 고방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러한 전형적인 겹집이 여러 형태로 변형되어 남해안 다도해 지역의 섬들에는 사랑방이 부엌 바깥쪽으로 이어져 부엌을 중심으로 3방이 배치되는 형식이 분포한다. 2칸겹집은 남해안과 제주도에 분포하며 극히 가난한 소작농층의 막살이용 집이다. 평면은 방·마루방·부엌으로 이루어진 田자형이며 부엌 안에 고방이나 마굿간을 두기도 한다.
3칸겹집은 제주도의 일반적인 평면형식으로 중앙에 대청을 두고 한쪽 앞뒤로 방과 고방을, 다른 쪽에 부엌을 배치하며 부엌에 작은 방을 두기도 한다. 이것은 자영농계층의 집으로 부속사와 바깥채가 덧붙여진다. 4칸겹집은 3칸겹집의 평면형태에 부엌 바깥쪽으로 작은 방과 챗방이 앞뒤로 배치된다.
이것은 상류층이나 대농층의 집으로, 한채 단독으로만 구성되는 경우는 드물고 3채 또는 4채로 이루어지며 농촌보다 읍 규모의 도시에 많이 분포한다. 겹집은 가사활동 공간이 수평적으로 처리되어 고용인 없는 자영농층의 주부노동에 편리하다.
대부분 자영농층이 이용하므로 집안에 반드시 부속사를 두어 헛간·잿간·디딜방앗간·마굿간·변소 등을 갖춘다. 더욱 여유가 생기면 사랑방을 독립시켜 고방 등과 함께 바깥채를 구성하며, 이때는 자연히 건물들로 이루어진 안마당에서 농작업과 가사노동이 이루어진다.
겹집은 방이 겹쳐 있기 때문에 채광과 환기가 홑집에 비해 좋지 못하고 증축이 어려워 대가족보다는 소가족 중심의 살림에 적합하다. 소가족이 사용하는 경우 큰방은 딸과 어머니가, 윗방은 아버지가, 아랫방은 아들이 이용하는 것이 보통이고 가사작업은 대청이 중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