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대표적 극작가 중의 한사람인 차범석 처녀희곡집으로서 1960년 말 정신사에서 출간했다.
작가가 후기에서 밝힌 대로 “1955년 조선일보사에서 연 신춘문예현상에 당선된 「귀향」부터 1960년 8월「껍질이 째지는 아픔없이는」이 탈고되던 동안에 발표한 작품 중 조부영전에 이 책을 밧치나이다” 라고 씌여 있는 것으로 보아 그의 조부가 연극에 종사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는 「시인의 가정」(단막)·「나의 세계로」(2막)·「정치삼매」(단막)·「근리십자가」(5막)·「연의 물결」(3막) 등 장·단막 희곡 5편이 실려 있다. 이들 작품의 주제는 계몽작가답게 대체로 전통윤리와 신 사상과의 괴리 갈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전쟁 직후의 폐허와 같은 상황에서 가난과 싸우는 서민들의 고통과 울분이 표출되고 있으며 이 희곡집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4·19학생혁명의 배경이 되는 정치권력의 부패가 신랄한 풍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로부터 그는 정치를 지극히 혐오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희곡집으로 그는 유치진의 뒤를 잇는 정통 리얼리즘 극작가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