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1책. 목활자본. 1936년 후손 치우(致禹)가 편집, 간행하였다. 권두에 김홍락(金鴻洛)·박현구(朴顯求)의 서문이 있고, 권말에 임세빈(任世彬)과 치우의 발문이 있다. 연세대학교 도서관 등에 있다.
권1은 시 108수, 소서(小敍) 1편, 권2는 부록으로 유사 1편, 행장 1편, 묘지명 2편, 문(文) 2편, 기 2편, 후서 8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는 소박하면서도 진실함을 강조하고 세속의 이익을 벗어난 생활을 동경하는 티 없는 청아함이 있다. 「우거즉사(寓居卽事)」는 적막한 깊은 산중에 은거하면서 야생의 사슴과 꿩 등을 벗 삼아 맑은 바람이 불어오는 송죽 사이를 거닐며 유유히 흐르는 흰 구름을 바라보는 자연 속의 풍아한 모습을 담고 있다.
「산금(山禽)」에는 맑은 아침공기를 마시며 산속의 그윽한 정취를 만끽하노라면 어디선가 지저귀는 새소리가 잠시 잊었던 나 자신을 되찾게 해준다는 그림 속의 생활과 같은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반학(伴鶴)」·「와운(臥雲)」 등도 세속을 벗어난 한가로운 정경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이밖에도 그가 평생을 유유자적하게 살아가면서도 인간으로서의 실천에 노력한 흔적을 담은 「유사」, 학자의 긍지를 간직하면서 집안일을 처리하고 사람을 대하는 일상생활의 여운을 기록한 「행장」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