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弄)에는 계면조의 「언롱(言弄)」과 「평롱(平弄)」, 우조의 「우롱(羽弄)」의 세 곡조가 있다.
이러한 농은 세 곡의 총칭이 조선 순조 때 서유구(徐有榘)가 펴낸 『유예지(遊藝志)』에는 계면조의 「농엽(弄葉)」 하나만 있고, 1886년(고종 23)의 『현금오음통론(玄琴五音統論)』에는 계면조의 「언롱」과 「평롱」, 『삼죽금보(三竹琴譜)』에 계면조의 「농」·「얼롱(乻弄)」·「우롱(羽弄)」(俗稱 밤엿자즌ᄒᆞᆫ닙)이 따로 있고, 『가곡원류』에는 「만횡(蔓橫)」과 「농가(弄歌)」로 구분되어 있다.
그런데 『가곡원류』에, ‘만횡 일왈롱(蔓橫一曰弄) 일왈반지기(一曰半只其)’라고 있어, 「만횡」의 다른 이름이 「농」 또는 「반지기」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가곡원류』의 「가지풍도형용(歌之風度形容)」 15조에는 “「만횡」은 오늘날 「엇롱」이라 하고, 속칭 「반지기」라 한다.”라고 하여, 「만횡」의 또 다른 이름은 「엇롱(旕弄)」이라 하였고, 그 곡조 벼리의 설명에 “「만횡」(속칭 「엇롱」)이란 「삼수대엽」과 머리를 같이하여 농이 되었다(俗稱旕弄者與三數大葉 同頭而爲弄也).”라는 내용이 있어 그 곡풍(曲風)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 『가곡원류』의 「엇락」 밑에는 「지·르·는· 낙시조(樂時調)」, 「엇편(旕編)」 밑에는 「지·르·는· 편 ᄌᆞ즌한입」이라고 쓰여 있어 ‘엇(旕)’의 형태는 지르는 것, 즉 높은 소리로 내는 소리임을 알 수 있다. 이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농은 원래 한 곡이었고, 그 이름은 「농」이었다. ② 「농」에 「엇롱」이라는 변화곡이 생김으로써 원래의 곡은 「평롱」이라는 다른 이름이 생겼다. ③ 「엇롱」은 지르는 소리로 시작하므로 이와 반대로 낮은 소리로 내는 농은 「평롱」이라 하여 구분하였는데, ‘평(平)’은 낮다는 뜻이 된다.
④ 「엇롱」의 부르는 형태는 처음, 즉 초장은 「삼수대엽」과 같이 높이 질러 내되 꿋꿋하고 무게 있게 부르고, 2장 이하는 흥청거리는 농조(弄調)로 부른다. ⑤ 「농엽」·「농가」·「농」·「평롱」 등은 모두 흥청거리는 조(調)의 곡조이다. ⑥ 「우롱」은 「엇롱」과 「평롱」이 계면조(界面調)인 데 대하여, 반우반계(半羽半界)인 「반엽(半葉)」을 중간에서 계면조로 변조하지 않고 순우조(純羽調)로 부르는 곡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