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랑선배 청정각씨 노래

구비문학
작품
함경남도의 망자 천도굿인 망묵굿에서 연행되는 서사 무가.
내용 요약

「도량선배 청정각씨 노래」는 함경도 망자 천도굿인 망묵굿에서 연행되는 서사 무가이다. 청정각씨와 도량선배의 만남과 이별, 재회의 과정을 다루고 있으며,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죽음을 통해 마침내 남편을 만나는 내용이다. 선한 공덕을 쌓으면 바라는 바가 이루어진다는 의미에서, 망자도 공덕을 쌓아 천도되기를 기원한다. 이 이야기는 여성 수난담에 해당하며, 여성의 공덕을 강조하는 장치로 다양한 시련을 담고 있다.

목차
정의
함경남도의 망자 천도굿인 망묵굿에서 연행되는 서사 무가.
개설

함경도 망묵굿은 다양한 무속신화(巫俗神話)가 반영되어 있는 망자 주4이다. 망묵굿은 그동안 손진태(孫晋泰)의 1930년 채록본, 임석재(任晳宰) · 장주근의 1965년 채록본, 김태곤(金泰坤)의 1978년 채록본으로 조사 · 발표되었다. 「도량선배 청정각씨 노래」는 이 중 「도랑선비」 또는 「도랑축원」에 연행되는 서사무가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줄거리

청정각씨가 도랑선배(선비)에게 시집을 가게 되었는데, 도랑선배가 신부 집에 이르렀는데 정신이 혼미해져 누워 버리고 말았다. 신부 집에서는 무당을 불러 굿을 하고 혼수를 불에 태우는 등 여러 방편을 취하였으나, 신랑은 집으로 돌아가며 내일 주1에 자기가 죽을 것이라고 신부에게 말하였다. 신부는 정화수를 떠 놓고 부처님과 하느님에게 지성으로 기도하였으나 신랑은 죽고 말았다.

신부는 신랑의 시체를 매장하고 밤낮으로 슬피 울었다. 신부의 곡성이 하늘 옥황상제에게 닿았고, 옥황상제는 황금산 성인을 시켜 이유를 알아 오게 하였다. 성인은 신부를 만나 슬픈 사연을 듣고 남편을 보려면 신랑의 무덤 앞에서 사흘 동안 지극한 정성을 드리라고 하였다. 신부는 사흘 동안 정성을 드려 남편을 잠깐 보았으나 남편은 즉시 사라지고 말았다.

신부가 다시 성인을 부르자, 성인은 "신부의 머리를 모두 뽑아 삼천 발의 노끈을 꼬고, 안내산 금상절에 가서 한 끝은 법당에 걸고 다른 한 끝은 공중에 걸고, 신부의 두 손바닥에 구멍을 뚫어 그 구멍에 노끈을 꿰어 삼천 동녀(三千童女)가 올려 훑고 내리 훑어도 아프다는 소리를 하지 않아야 된다."라고 하였다. 신부는 그대로 실행하여 남편을 만났으나 남편은 다시 곧 사라졌다.

신부는 또다시 성인을 불러 남편 만나기를 청하였다. 성인은 신부에게 참깨 닷 말, 들깨 닷 말, 아죽깨 닷 말로 기름을 짜서 그 기름에 열 손가락을 찍어서 말린 뒤에 열 손가락에 불을 붙여 부처에게 주2 보라고 하였다. 신부가 그대로 시행하자 남편은 다시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신부가 또 간청하자 성인은 안내산 금상절로 가는 고갯길을 맨손으로 닦으라 하였다. 신부는 길을 닦다가 남편을 만났고, 함께 내려오다가 다리를 건널 때 그만 남편이 물속으로 빠졌다. 이때 남편이 신부에게 '자결하는 길만이 자기를 만나는 길'이라고 말하고 사라져 버렸다.

신부는 자결하여 저승에 이르렀는데, 저승에는 이 신부가 천하에서 제일 주3 사람이니 좋은 곳에 있게 하라는 옥황상제의 편지가 와 있었다. 신부는 남편을 만나 무한한 낙을 누리다가 인간으로 환생하여 신으로 모셔지게 되었다.

의미

이 이야기는 남녀의 만남과 이별, 재회의 과정이 되풀이된다. 청정각씨가 겪는 다양한 시련은 여러 무속신화에 발견되는 여성 수난담의 특징이면서 여성의 공덕을 강조하는 장치이다.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마침내 죽음을 통해 남편을 만나는 내용은 선한 공덕을 쌓으면 바라는 바가 이루어진다는 의미이다. 동시에 망자도 공덕을 쌓아 천도되기를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다.

참고문헌

논문

윤준섭, 「한경도 망묵굿 서사무가 연구」(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9)
정제호, 「<도랑선비 청정각시>에 나타난 고난의 의미와 제의적 기능」(『고전과 해석』 23, 고전문학한문학연구학회, 2017)
조성제, 「함경도 망묵굿의 구성과 연행과정 연구」(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21)
주석
주1

십이시(十二時)의 일곱째 시. 오전 열한 시부터 오후 한 시까지이다. 우리말샘

주2

신이나 부처에게 소원을 빌다. 우리말샘

주3

아주 성실하다. 우리말샘

주4

죽은 사람의 넋을 극락으로 보내는 굿.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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