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개발은 인류문명의 발전과 역사를 함께 한다. 과거 농업혁명과 함께 수반된 도시혁명을계기로 도시는 그 모습을 갖추게 되었으며, 17세기와 18세기 유럽에서 일어난 산업 혁명 이후 산업화, 도시화 과정을 통해 본격적인 개발에 대한 계획과 연구가 이루어졌다.
도시개발은 급속도로 변화해가며 개발과 환경보전, 기능과 삶의 질 사이에서 계속적인 진보를 거듭하고 있으며, 최근 지속 가능한 개발이 대두되면서 단순히 한정된 도시 분야를 넘어 사회 문화 경제 환경 등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차원에서 도시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도시개발의 패러다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도시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살펴봄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도시의 변화는 크게 도시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변화와 도시계획 이론의 변화, 도시 공간의 변화 등으로 세분되어 살펴볼 수 있다. 도시사회문화의 전반적인 변화는 도시계획이론의 변화를 이끌고, 이는 도시 공간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며 공간의 변화는 다시 도시 사회 문화 전반의 변화로 이어지는 등 이들은 서로 매우 밀접한 상호관계를 가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순환하는 체계를 이룬다.
도시개발에 대해서는 다양한 개념적 정의가 있다. ‘도시개발(urban development)’의 사전적 의미는 “기성도시 주변 또는 떨어진 곳에 인구 및 산업 등을 조절, 정비하고 기성도시의 확장, 신도시의 건설 등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도시개발의 개념을 도시와 개발이라는 용어의 결합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다 구체적인 정의를 위해 도시개발을 새로운 시가지 조성과 기존시가지의 정비나 재개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새로운 시가지 조성은 “아직 도시적 형태와 기능을 지니지 않은 토지에 도시적 기능을 부여하기 위해 형태를 바꾸고 용도를 부여하는 것으로서 단지개발, 신시가지 조성이나 신도시 개발 등을 의미한다”고 정의된다.
「도시개발법」에서 정의하는 도시개발의 제도적 개념은 도시개발 구역에서 주거, 상업, 유통, 정보통신, 생태, 문화, 보건 및 복지 등의 기능이 있는 단지 또는 시가지를 조성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사업을 말한다. 즉, 도시개발이란 시간적인 변화의 수요에 대응하여 도시발전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과 공공복리의 증진에 기여하는 개발로써, 기본적으로 공공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도시개발의 목적은 도시적 형태와 기능을 갖춘 시가지를 조성하거나, 도시공간을 생산 공급하기 위한 개발행위라고 할 수 있다.
도시개발의 주체란 도시개발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사업을 집행해 나가는 개인 혹은 단체를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사업시행자라고 할 수 있다.
「도시개발법」 제11조에는 도시개발의 시행 조건을 제도적으로 규정해 놓았는데, 도시개발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시행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기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부출연기관,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설립된 지방공사 등의 공공기관과 지정권자(시도지사, 대도시 시장, 국토해양부 장관)가 지정한 토지 소유자나 조합이라고 제도적으로 규정해 놓았다.
또한 제 12조에서는 도시개발사업은 지정권자의 승인을 받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신탁업자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신탁계약을 체결하여 도시개발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고 도시개발사업 시행의 위탁에 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도시개발의 사업의 주체를 기준으로 크게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으로 나뉘어 지고, 위탁을 통한 개발사업 시행이 가능함에 따라 다시 공공부문은 국가와 지방정부로 구분이 가능하며 민간부문은 민간 기업과 제3섹터로 구분된다.
(1) 공공부문이 주체가 되는 도시개발
공공부문이 주체가 되는 도시개발사업이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인 공사 또는 지방공기업 등이 사업시행자가 되는 것을 말하고 이 중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을 시행하는 것은 직접개발인 반면, 공사나 지방공기업이 시행하는 것은 일종의 대행개발에 해당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한국관광공사, 한국철도공사들이 공공기관에 해당되며, 공공부문이 개발주체가 되어 시행되는 도시개발 사업은 도시문제 해결 및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개발사업으로 도시 내 상대적으로 저개발된 지역을 정비하고 도시지역에 과도한 개발 및 인구집중을 억제하거나 도시의 외연적 확산 방지, 사회기반시설의 확충 및 정비, 토지 및 주택부족 문제의 해결 등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시개발 사업을 시행한다.
공공부문의 대표적인 개발방식은 정부 주도하에 이루어지는 택지개발 사업 등이 있는데, 지금까지는 국가가 주도하여 택지개발지구를 지정해 토지를 개발한 다음, 민간 기업에게 토지를 분양하고 주택 등을 건축하게하여 실수요자들에게 분양 공급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었다. 그러나 국가주도의 도시개발 방식이 한계를 보임으로써, 개발주체가 다양해져 과거의 공공주도의 단순하고 중앙통제식의 개발방식에서 지방정부와 민간 기업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공공부문 주체의 도시개발사업은 정부차원에서 강력한 개발의지를 가지고 주택 및 산업용지의 부족과 거주환경 악화 등의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련의 정책적 목표를 두고 추진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일관성있는 계획적 개발이 가능하다. 그러나 사업규모의 대소와 관계없이 대부분 공급을 최우선의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는 사례가 많아, 도시의 공간기능 배분이 왜곡되기도 하고, 질보다 양을 추구하는 개발이 되기 쉬워 교통 환경 교육 문화 등의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지 못하거나 획일적이고 강제적인 토지 수용으로 인해 재산권 침해 등의 문제가 야기되고, 주민과의 마찰이 발생하기도 한다.
(2) 민간부문이 주체가 되는 도시개발
도시개발은 본래 토지소유자 또는 이들로 구성된 조합이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나 토지소유자 등이 사업시행을 위한 자금조달이 어렵고 절차가 복잡하여 자본력과 조직력을 지니고 있는 민간기업이 시행자가 될 수 있다.
민간개발은 토지소유자 또는 토지소유자로 구성된 조항과 순수 민간기업 등이 사업시행자인 경우를 말하며 대규모 토지소유자, 개발사업자, 투자가 등 다양한 민간부문이 참여하여 도시개발 사업을 수행한다. 민간부문의 도시개발사업은 일반적으로 공공부문의 국가나 지방자치 단체 및 공사와 민간기업의 협력에 의한 합동개발방식을 의미한다.
합동개발이란 택지조성하업에 있어서 택지공급을 촉진하고 택지조성과 건축공사에 따른 공사의 중복을 방지하며, 조성된 택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할 목적으로 택지조성사업의 시행과정에 공공 이외의 주체를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합동개발사업은 공공부문 주도의 도시개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공공이 사업주체가 되고, 민간이 자본과 기술을 투입하여 택지를 조성하는 공영개발방식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민간부문 주체의 개발방식은 환지방식에 의한 도시개발사업이 대표적으로, 1960년대부터 추진되어 온 환지방식을 이용하는 토지구획정리사업은 성격상 토지소유자 및 토지소유자로 구성된 조합 등 민간이 주로 사업을 시행하였으며, 제한적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도 필요에 의하여 사업을 시행하여 왔다. 민간도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수행 능력이 발전되었기 때문에, 법제정을 통해 개발경험이 있는 도시개발사업 주체로 인정되어 건설업체가 단독형태 또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제3섹터 형태로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여 개발사업에 참여하기도 한다.
민간주체의 도시개발 방식은 도시개발사업에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활성화시키기위해서 민간사업자에게 사업수행시 수익성을 인정해 준다는 취지에서, 도시개발사업구역의 개발계획 및 수립권을 민간사업자에게 부여하였다. 다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추후 실시계획 인가를 통하여 개발계획의 공공적인 측면, 적정한 도시기반시설 용량의 확보 여부 및 공공 기여부분을 검토하도록 함으로써, 민간의 적정 수익성 확보와 공공성 확보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공공은 민간과 함께 개발 파트너로 참가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민간주도형 도시개발사업에서 공공은 종합적인 개발정책, 토지 및 주택수급계획, 개발전략 등 해당 도시의 개발 방향만을 결정 제시하고, 민간부문이 개발사업의 주체로서 마스터플랜 작성 및 재원조달, 토지취득, 토지조성, 주택건설 및 분양, 관리를 담당하게 한다.
민간부문이 주체가 되는 도시개발은 친자본 개발정책이 공공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논리에서 출발하여, 공공부문이 민간부문의 이익을 창출하는데 도움을 주고 보장해 주는 것이 곧 공익이라는 관점이다. 따라서 공공부문은 도시개발에 따른 사회적 목표를 민간부문을 통해 이룰 수 있고, 민간부문은 경제적 이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공공은 간소한 의사결정과 기업가적 마인드, 그리고 기업의 메카니즘을 이해할 수 있고, 민간은 단기 수익보다 사회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기업문화를 발전시켜 나가며 상호 장점을 교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민간부문의 주체가 되는 도시개발은 투자자본이 생산적 용도로부터 부동산과 같은 투기자본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높으며, 이와 같은 왜곡된 자본의 흐름으로 인해 생겨나는 소득계층간의 양극화 현상과 중산층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민간부문 주도는 도시개발을 촉진하여 도시경제를 활성화하고, 이로 인한 고용과 공공재정을 늘리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개발사업의 수익성 논리로 인해 도시공간의 불균등 발전과 지역 및 계층 간 불평등을 초래하는 단점이 있다.
(3) 제3섹터 방식의 도시개발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민간부문의 우수한 정보기술과 풍부한 자본을 도입해 공동출자형식을 통해 사회간접자본 사업 및 이와 관련하여 혀용되는 대상사업을 하는 것으로 1973년 일본 각의에서 의결한 경제기본계획에서 처음 등장한 방식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 처음 도입되었다.
제3섹터란 공공부문 즉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제1섹터를 담당하고 민간부문이 제2섹터로, 이러한 제1섹터와 제2섹터가 공동 출자해 만든 민관 합동법인 형태를 일컫는다.
제3섹터의 투자방식은 BTL(Build-Transfer-Lease) 형태로, 민간이 자금을 투자하여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한 후 국가와 지자체로 소유권을 이전한 후 국가와 지자체 등에 시설을 임대하여 투자비를 회수하는 사업 방식이다. BTL 방식의 특징은 민간 사업자가 투자한 자금은 국가와 지차체 등이 지급하는 시설 임대료로 회수한다는 것으로 이는 민간 사업자가 운영위험(시설 수요변동 위험)을 부담하는 수익형 민자사업 방식과는 차별화되고, 이로인해 국가와 지자체 등이 민간사업자로부터 서비스를 구매하는 형태의 시설자산을 조달하는 종래 재정 사업방식과도 차별화된다. 즉 시설의 설계 건설 운영에 있어 민간의 창의와 효율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제3섹터 활용 방식은 단기간에 거액의 민간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것과 공공의 신속한 행정절차 지원과 민간의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다양한 사업 활동을 순발력 있게 전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민자 유치를 통한 대규모사업이 가능하며 독립성과 신축성을 지닌 사업을 운영할 수 있으며, 사업비 조달의 원활성과 공공부문 단독 추진 때의 위험 부담을 분산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 발생 시 책임의 소재가 불명확하고 주민과 의회로부터 민주적인 통제가 어렵다는 점, 과도한 기업성의 추구로 공공성이 결여되거나 공공부문의 과도한 개입으로 사업의 이념상 사업 수익성이 높지 않아 민간이 사업성 있는 분야에만 투자하려는 성향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단점도 있다.
근대 이후의 도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나타난 변화는 모더니즘에서 포스트모더니즘으로의 이념적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19세기 사실주의에 대한 반발로 등장한 모더니즘은 일반적으로 근대적인 감각을 나타내는 문화, 예술, 산업을 비롯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의 여러 경향을 뜻하는데, 넓은 의미로는 기존 교회의 권위 또는 봉건성 등과 같은 전통이나 권위에 대한 반항과 과학이나 합리성을 중시하고 널리 근대화를 지향하여 자유와 평등을 구가하며 근대인으로 살아가려는 개인주의 입장을 말하지만, 좁은 의미에서는 기계문명과 도시적 감각을 중시하여 도시 생활의 근대성 또는 미학적 근대주의와 서양 미술 전발의 보편적인 감각을 중시하는 것과 같은 현대풍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모더니즘은 이성 중심 시대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게 되고, 엘리트주의적이며 본질적인 것을 추구하고 합리적 사고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모더니즘 시대의 산업은 규모의 경제와 표준화 및 안정성을 강조하였으며 이는 대량생산, 장기적 생산주기, 표준화를 추구하였다. 모더니즘 시대의 주요한 생산요소는 자본이었고, 핵심기능은 생산으로 산업의 경쟁력은 비용과 가격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에는 안정적이고 동질적인 국내시장을 대상으로 하였고, 대량 소비가 나타나고 표준화된 노동시장이 등장하였다. 모더니즘 시대의 사회구조는 국가와 대기업 중심의 수직적 사회구조로 계층적 조직구조, 수직적 통합을 추구하였으며 개인 간의 노동분업 현상이 나타났다.
도시는 문화 예술 산업 건축 등의 특성이 모두 모여 나타나는 공간적 실체이고, 모더니즘의 특성 또한 도시에서 잘 나타난다. 폭발적인 도시성장과 지속적인 이농현상과 도시로의 이주, 산업화, 기계화, 대규모의 물리적 환경에 대한 재개발, 정치적인 도시운동 등이 경험되었다. 대규모 도시화에 따른 심리학적 기술적 조직적 정치적 문제들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모더니즘이 번성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되었다.
모더니즘 시대의 도시는 도시의 문제해결을 위한 기능적 합리적 이상도시를 추구하는 도시개발 중심적 도시라고 정의된다. 모더니즘은 도시를 새로운 사회질서를 적응시키기 위한 사회운동으로 출발했으며, 산업혁명 이후 도시문제 특히 주택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
1920년대 이전에는 공상적 사회주의자들의 이상도시(ideal city)와 에베네즈 하워드(Ebenezer Howard)의 전원도시 운동 역시 산업혁명 이후 모더니즘 도시 사조라 할 수 있다. 산업혁명과 함께 시작된 도시화와 그에 따라 발생한 비위생과 과밀 등의 도시 문제에 대한 처방으로 모더니즘 도시 사조가 시작되었다.
산업혁명은 도시에 급격한 인구증가를 가져오게 하였고, 특히 농촌 인구의 도시 유입으로 전례 없는 도시 팽창이 이루어지게 되었는데, 이러한 현상은 공업화가 일어나 순서에 따라서 영국, 프랑스, 독일과 미국 등의 순으로 전개되었다. 생산과 교통수단이 변화하여 도시에 새로운 기능이 출현하게 되었고, 그 결과 도시를 새로운 사회질서에 재적응 시켜야하는 구조적인 면에서의 변화가 숙제로 남게 되었다.
이와 같은 인구증가와 구조적 변화과정은 이상도시 제안, 공중위생법, 건축 조례 등을 주장한 개혁 조치들을 통해 도시문제 중 주택문제를 제일먼저 고려하게 하였고, 이러한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서 출발한 도시계획은 영국에서 먼저 출발하여, 19세기 후반 이상주의적 도시개발계획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하워드의 전원도시와 르 꼬르뷔제(Le Corbusier)를 필두로 하는 국제주의를 통해 보다 명확해졌으며, 미국에서는 도시미화운동과 페리의 근린주구 이론 등을 통해 실현되기 시작하였다.
도시의 계획 및 개발은 대규모로 거대도시 전반에 걸쳐 기술적 합리성을 갖춘 효율적 도시계획이어야 한다는 것이 1920년대 이후 도시의 기본 사상으로, 건축물은 완벽하게 장식이 배제되었고 용도의 철저한 분리 원칙이 이루어지는 등 기능주의적 외관 및 엄격한 국제주의 양식의 공간체계에 의한 도시 모습이 형성되었다. 합리주의와 기능주의를 바탕으로 기능적, 미적 도시 경관을 창출하기 위하여 토지이용 활동을 체계화하고 질서를 부여하는 마스터플랜 구축이 이루어졌고, 도시계획 및 규제가 지배적인 물리적 계획이 주가 된 도시개발이 전개 되어 1920년대 이후의 도시 사조는 합리주의, 기능주의, 국제주의로 표현된다.
1920년대 초 영국의 전원도시 개발 및 미국의 근대도시운동의 전개를 통하여 실용성 합리성 기능성을 갖춘 대규모의 효율적인 도시계획이 이루어졌으며, 이는 현대 신도시 및 도시재개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후기 산업시대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으로 모더니즘의 획일화, 변화에 대한 취약함과 건조함을 극복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도시구조의 변화를 추구하는데, 고유의 뿌리와 과거 역사의 재인식 및 회복이 근저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후기산업시대의 특징은 이성 중심주의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를 내포하고 있는 사상적 경향으로 후기자본주의와 방송 메체의 성장 등과 같은 특수한 경제 사회적 상황의 결과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후기 산업시대의 산업은 범위의 경제와 다양성 및 개별성이 강조되었으며, 차별화된 생산과 단기적 생산주기, 유연성과 다양성 등이 중시되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생산의 주요소는 지식과 정보로 핵심기능은 기획 개발 관리가 중시되고, 산업의 경쟁력은 품질과 서비스로 결정되었다. 이 시기에는 변동적이고 분질적인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개별적인 소비와 유연적 노동시장이 등장하였다. 이 시대의 사회구조는 네트워크 구조의 도시 중심의 수평적 사회구조로 황단적 구조, 네트워크 조직구조, 수평적 협력의 특징을 가지고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 등이 성장하며 국제간 협력과 도시중심 및 기업간의 노동 분업이 특징적이다.
도시측면에서 모더니즘에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였다. 제이콥스는 근대 도시계획과 용도지역제가 미국 도시들이 갖고 있던 다양성을 파괴하였고 이로 인해 활력없고 단조로운 도시들로 전락하였다고 비판하며 모더니즘시대 도시의 표준화와 단순화에 의한 효율성의 추구에 반론을 제기하였다.
1972년 세인트루이스의 프루트이고(Pruitt-Igoe) 아파트 의 폭파는 근대건축과 근대정신의 붕괴를 알리는 상징으로 이해되었다. 프루트이고는 1950년대 모더니즘 건축의 모범으로 미국 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한 바 있으나, 이 고층 아파트가 시간이 지나면서 슬럼화 되어 더 이상의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되어 시당국에 의해 폭파된 사례이다.
1980년대 기존의 정치 경제 문화구조가 해체되면서 그 동안 위계적이고 획일화된 중심체제하에서 억압된 다양한 주체들과 요소들이 스스로의 다원적인 정체성을 주창하기 시작하였다. 공간적으로 모더니즘 도시구조의 해체는 중심으로부터 자유로워졌으면서도 고유한 의미를 가진 개체들의 차별화된 공간들이 병렬적으로 공존하는 공간구성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위게 집중 중심 체계의 공간 역학보다 차별 분산 지방 개체에 중점을 두는 후기산업시대의 도시는 기본적으로 보편적인 추상적 논의 대신 시간과 공간 속에 자의식적으로 한정되어 있는 국지적 담론을 추구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을 공간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후기산업시대의 도시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사상과 함께 다양성과 문화, 사회, 환경의 질적 향상을 추구하는 도시재생 및 관리 중심적 도시로써 복합용도 및 전통계승을 기본으로 한다. 또한 도시의 주거지 위주의 물리적 계획에서 지역의 사회, 문화, 환경 등을 중시하는 지속가능한 개발로 전환되고 있으며, 신도시 필요성의 감소로 인한 도시재생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도시 사회문화의 변화가 도시공간에 나타나기 위해서는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도시계획 이론이 있어야 한다. 산업혁명 이후 산업화시대에는 그 시대 도시가 지니고 있는 문제와 사람들이 추구하는 바를 실현하기 위하여 이상도시와 근대 도시계획법의 재정을 시작으로 전원도시론, 국제주의, 도시미화운동, 근린주구이론 등이 생성되었으며, 후기 산업시대에는 모더니즘 사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포스트모더니즘과 함께 환경, 문화, 예술, 삶의 질, 차별성 등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아져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틀 아래 ‘smart growth’, ‘new urbanism’, ‘compact city’, ‘urban village’와 같은 이론들이 나타나게 된다.
도시계획 이론들을 통해 도시 사회문화가 도시공간에 반영된다.
(1) 토지이용
용도의 분리는 급속한 공업화로 인해 주거환경이 악화되자 이를 막기 위하여 토지의 용도를 정하여 주거환경을 보존하고자 하였던 미국의 유클리드 지역제(Euclidean zoning)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러한 용도분리의 개념은 국제주의의 르 꼬르뷔제의 이론에서도 고밀, 중밀, 저밀로 주거지역을 분화하고, 산업업무와 상업지구를 주거지역과 분리하는 계획안을 고안했으며, 영국의 전원도시인 초기 신도시들을 비롯하여 현대 신도시들의 계획 원리로도 사용되었고, 우리나라의 도시계획도 용도지역을 기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선진 도시들의 경우 산업 구조가 변화하면서 용도의 분리가 가져다 주었던 장점이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경우가 발생되기도 한다. 공업 및 상업, 업무지역과 주거의 용도분리는 직주간의 거리를 증가시켜 불필요한 통행을 유발하게 하였고, 각 용도간의 자동차 통행으로 인한 환경문제를 유발시켰다. 주거지역이 아닌 지역들의 야간 공동화 현상이 지역을 슬럼화시키는 주 요인이 되었고, 주거지역의 경우에도 지역 내 보행 통행의 감소로 도시의 활력이 떨어지게 되었다.
최근 여러 도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계획이론들이 등장하는데 뉴어버니즘(New Urbanism)과 어번빌리지(Urban Village), 콤팩트시티(Compact City)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이론들은 복합용도 개발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자동차 통행보다 대중교통과 보행을 중심으로 한 교통체계를 우선으로 한다. 이를 통해 도심 지역의 공동화를 방지하고 필요 이상의 자동차 통행으로 인한 환경문제를 해소하며, 도시 내의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어 과거와는 다른, 사람들이 생활하는 활력 있는 도시를 추구한다.
(2) 도로
산업의 발달과 자동차 기술의 증가로 인해 초기의 전원도시와 미국의 근대 도시계획 초기의 도시들은 자동차 중심의 도로체계를 기본으로 계획되었다. 이는 용도분리를 가속화시켰고, 주거지역은 더욱 외곽으로 확장되어 나갔으며, 통근교통 거리가 계속 증가하게 되었다.
선진 도시들은 적극적으로 대중교통 중심의 도로체계를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최근 이러한 대중교통 체계 중심의 전환은 지하철, 버스 뿐만 아니라 자전거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과거의 도로체계와는 다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과거의 자동차 중심도로체계는 지역의 근린 생활시설 및 공원 등 지역의 중심시설들이 주요도로 주변에 집중되어 있어, 지역 내 주민들이 보행을 통해 접근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지역 내의 모든 지역들을 자동차를 통해 통행하다보니 보행의 안정성도 크게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대중교통 중심의 체계로 개발할 경우 지역의 중심시설들은 지역의 중앙에 입지하게 되어, 지역 내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접근성을 제공하며, 지역 내 대부분의 지역에 대중교통으로의 접근이 가능지면서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은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한다.
이와 더불어 지역 내 보행 통행의 안전성까지 보장하게 된다. 이와 같은 계획 방식은 TOD(대중교통지향 개발) 등과 함께 대중교통과 지역의 중심시설을 연계하는 계획으로 나타나게 된다. 대중교통의 중심지역은 입체적으로 개발되어 그 연계성을 높이고자 하는데, 교통, 업무, 상업, 주거 등 다양한 용도들이 한 지역에 복합적으로 개발되어 용도 혼합이 이루어지게 되며 프랑스의 라데팡스(Ladefense)와 일본 도쿄의 록본기 힐즈(Roppongi Hills)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3) 보행
보행체계의 경우 도로체계의 변화와 매우 밀접한 연관을 갖는데, 초기 자동차 중심의 체계에서 보행로의 확보는 도로와 보행로를 분리하여 계획하는 것으로 시작하였는데, 보차 분리의 개념은 자동차의 통행으로부터 사람의 통행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논리로 정착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자동차로가 주된 상황에서 보행로는 상대적으로 외진 곳에서 형성되고, 오히려 보행로 주변이 으슥한 위험 공간이 되기도 하는 현상이 발행하였다.
보차분리의 폐해에 대한 획기적 방안으로 입체화가 제안되었는데, 이는 막대한 비용을 발생시키고 대규모 개발이 아니고서는 적극적으로 실현하기 부담이 큰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보행과 자전거 통행의 중요성이 계속 강조되는 상황에서 자동차 교통의 비중은 점차 감소하고 보행로가 우선되는 시대로의 전환을 위하여 자동차는 보행자를 위해 감속운행을 하여야만하고, 보행로를 우선으로 하는 시민의 적극적 참여에 의한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입체화의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주거 단지 등에는 보행로 우선 계획으로 도로 패턴을 보행자도로 패턴으로 처리하고, 도로는 좁고 구불거리게하여 차량이 속도를 내지 못하도록 하는 적극적인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보차분리보다는 보차혼용계획으로 그 효과를 높이고 있다.
(4) 녹지
도시공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녹지는 과거에는 신도시 개발에 있어서 전원도시의 개념과 같이 주변의 녹지를 충분히 확보하여, 전원 속에 도시가 있는 형태를 선호하였다. 또한 국제주의의 영향을 받아 고층화가 일반화되어가던 도시에서는 고밀도의 건물 계획으로 인해 확보되는 지상의 대규모 공간을 오픈스페이스로 충분히 확보하는 방식으로, 도시 내 거대한 녹지를 확보하여 주거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계획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거대한 녹지의 유지 관리 비용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고 광대한 녹지가 지역 내 커뮤니티 및 활동적인 공간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되는 경우가 나타나기도 한다. 미국 및 유럽의 고층 주거단지들은 결국 철거되고 저층의 주택으로 변모하면서 자연스럽게 단지 내 거대한 녹지들은 분화되어 소규모 녹지가 되어가는 공간의 변화를 겪게 된다.
또한 도시내 보행환경이 중시되는 사회문화가 조성되면서, 소규모 녹지들을 연계시켜 보행동선을 통해 네트워크화 되도록 계획되며 이러한 방안이 최근 도시개발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계획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5) 근린주구
페리(Perry C.A.)의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근린주구 이론이 주거단지 계획에 이용되어 왔었는데, 이는 초등학생의 통학을 제외하고는 주거단지의 실제적인 커뮤니티 기능을 수행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대두되었다.
최근 뉴어버니즘(New Urbanism)과 어번빌리지(Urban Village)의 주거단지 기본 계획에서는 TND(전통근린주구계획)에 있어 근린주구의 중심을 초등학교 대신 상업, 업무, 공공시설을 복합한 공간과 공원, 광장 등으로 전환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중앙공원(central park)를 중심으로 상업 및 공공시설 혼합 배치로 커뮤니티를 형성한 미국의 시사이드와, 광장을 중심으로 근린주구를 형성한 영국의 파운드베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