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민졸음(山民拙吟)』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오던 유고를 1890년(고종 27) 이홍유의 8세손인 이광영(李匡榮)이 교정·간행하였다. 권두에 김낙현(金洛鉉)의 서문과 권말에 광영의 발문이 있다.
4권 2책. 목활자본. 장서각 도서에 있다.
권수에 목록이 있고, 권1에 연보·사면서(辭免書)·제문·통문(通文)·기, 권2∼4에 행장 1편, 서(書) 2편과 시 500여수가 수록되어 있다. 권2의 행장 1편은 저자의 아버지에 대한 것으로, 시가에 뛰어났던 점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시는 이 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작품의 수준도 높다. 특히 전국의 명승고적을 두루 돌아다니며 읊은 시가 많은데, 「박연폭포(朴淵瀑布)」·「송도회고(松都懷古)」·「서경회고(西京懷古)」·「백제고도(百濟古都)」·「문장대(文藏臺)」·「화양반석(華陽盤石)」 등은 그 대표적인 것이다. 역사에 대한 깊은 감회가 표현되어 있다.
「도정포은선생(悼鄭圃隱先生)」은 정몽주(鄭夢周)의 충절을 찬미한 시이고, 「문왜기즉제(聞倭奇卽題)」는 1638년(인조 16) 왜적이 다시 쳐들어온다는 소문을 듣고 자신의 괴로운 심정을 표현한 내용으로, 당시 백성들이 얼마나 전쟁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있었는지 짐작하게 하는 작품이다.
「증별(贈別)」·「증별우인(贈別友人)」 등은 친구와의 이별에 대한 상심을 표현한 것으로, 그 애절함이 전쟁으로 인한 고난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밖에 「초당사시사(草堂四時詞)」·「산거사시각사음(山居四時各四吟)」 등은 4계절을 읊은 것으로 계절의 변화에 따른 서정이 두드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