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에서 조선 중기에 이르는 우리나라 고승들의 전기를 다룬 고승전이다. 명승(名僧)·니고(尼枯)·시승(詩僧)·역승(逆僧)·간승(奸僧)의 5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68명의 고승을 언급하고 있다.
발행지와 정확한 간행시기는 알 수 없으나, 1751년(영조 27)에 편찬된 『택리지(擇里志)』가 인용되어 있고, 1794년에 건립된 묘향산 수충사(酬忠祠)가 기록되어 있는 점에서 보아 1794년 이후로 추정된다.
필사본 1책이다. 『한국불교전서』 제12책에 수록되어 있다.
『동국승니록(東國僧尼綠)』에는 비문과 문헌 등 인용한 자료명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체적으로 시대순으로 나열하고 있으나 정확하지 않은 곳도 있다. 구성은 명승 47명, 니고 1명, 시승 18명, 역승 1명, 간승 1명 등 총 68명의 생애와 사상을 다루고 있다.
명승 47명 가운데 신라 36명, 고구려 1명, 고려 7명, 조선 3명이 포함되어 있다. 신라의 고승들 가운데는 구산선문(九山禪門)을 개창한 조사를 비롯하여 원효(元曉)와 의상(義湘)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인용자료는 주로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에 의거하고 있다. 따라서 내용이 상세하지 않고, 법계(法系)와 문답(問答) 등을 간단하게 다루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고려와 조선의 승려에 대해서는 비문 등에 근거해서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고려의 승려로서는 설악 영광선사(雪嶽令光禪師)·도봉산 혜거국사(道峯山慧炬國師)·혜감 만항(慧鑑萬恒, 1259∼1319)·무극 혼구(無極混丘, 1251∼1322)·나옹 혜근(懶翁惠勤, 1320∼1376)·관선(冠宣)·법언(法言)의 7인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한편 ‘보조대사(普照大師)’로 기록된 인물은 보조 지눌(普照知訥, 1158∼1210)로 추정된다.
조선의 고승으로는 청허 휴정(淸虛休靜, 1520∼1604)·사명 유정(四溟惟政, 1544∼1610)의 2명에 대해서만 기록하고 있다. 명승조의 마지막에 실린 화암월수좌(華岩月首座)에는 “일찍이 『해동고승전(海東高僧傳)』을 편찬하였다.”라는 기록에서 보아 고려시대의 각훈(覺訓)으로 추정된다. 각훈은 각월(覺月)로도 불렸으므로 ‘월수자’라고 하였을 것이다.
니고조에는 신라 김유신(金庾信)의 부인인 김씨에 대해 수록하고 있으며, 역승조에서는 고려의 신돈(辛旽, ?∼1371)을 들고 있고, 간승조에서는 조선시대의 허응 보우(虛應普雨, 1515∼1565)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한편, 시승 18명은 대부분 고려와 조선시대의 승려로 보이는데, 대각국사 의천(義天, 1055∼1101)은 명승조에도 있어 중복된다. 또 대감국사(大鑑國師) 탄연(坦然, 1070∼1159)에 대해서는 대감국사와 탄연의 2항목으로 나누어 수록하고 있어서 착오를 일으키고 있다.
『동국승니록』의 저자는 알 수 없으나, 인용서책의 성격과 고려 말 공민왕 때의 신돈을 역승, 16세기 중반 선교양종(禪敎兩宗)을 재건한 허응 보우를 간승으로 규정한 점에서 유학자로 추정할 수 있다.
고려시대의 각훈이 편찬한 『해동고승전』을 잇는 고승전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고려와 조선시대의 승려에 대한 전기가 빈약하고 다루고 있는 자료의 양이 많지 않아 본격적인 고승전이라고는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