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에 의하면 초인적 능력을 가진 비형랑(鼻荊郎)의 어머니가 도화녀(桃花女)였고, 또 조선시대 조광조(趙光祖)의 시에 ‘도화(桃花)로 아이 얼굴을 씻으면 눈처럼 희어지고 광택이 난다’는 말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고대에서부터 복숭아나무는 특이하게 여겨져 왔다.
『익재집(益齋集)』에 복숭아나뭇가지로 난타해서 벽사하는 기록이 있고, 『용재총화(慵齋叢話)』에는 복숭아나뭇가지로 빗자루를 만들어 연말에 잡귀를 몰아내고 새해를 정하게 맞이하려는 나례의식(儺禮儀式)의 기록이 보인다. 이로 미루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복숭아나뭇가지는 악귀를 몰아내는 데 쓰였음을 알 수 있다.
복숭아나무는 신비한 기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어왔고, 특히 동쪽으로 뻗은 가지는 민속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동은 태양이 솟는 곳이고 따라서 양기(陽氣)가 왕성한 곳이어서,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나뭇가지는 양기에 충만되어 있으므로 축귀하고 벽사하는 데 알맞은 것으로 인정을 받아 민간신앙이나 민속에서 흔히 사용되었다.
동도지는 중국에서도 벽사로 쓰였는데, 『동국세시기』에 단옷날 천중부적(天中符籍)의 유래는 한나라 도인(桃印)으로부터 나온 것이라 한다. 환자가 복숭아나뭇가지를 잡고 독경을 하면 병이 낫는다고 하며, 특히 동도지로 정신병자를 구타하면 낫는다고 한다. 무당은 동도지를 꺾어 악귀를 후려쳐 내쫓으며, 동도지로 점치는 기구를 만들면 효험이 있다고 한다.
또 동도지로 활을 만들어 쏘면 악귀가 도망간다고도 한다. 도지(桃枝)의 기능이 인정됨에 따라 도실(桃實 : 복숭아)의 생산성이 평가되어 도실도 특수한 기능을 가진 것으로 인정받았다. 그리고 도핵(桃核 : 복숭아 씨)은 한의방에서 약으로 쓰이고 있으며, 도엽(桃葉)도 민간의료에 사용되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