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랑무가」의 도입 부분은 만랑옹에 대한 소개이다. 만랑옹은 마치 바다와 산 가운데 노을에 깃들고, 달빛을 희롱하며, 정신은 구름 속 높이 나는 기러기 같다고 소개하고, 춘추시대 검술의 달인인 백원공(白猿公)처럼 검술을 즐기며, 신선인 청의동자(靑衣童子)에게 춤을 배워 봉래산(蓬萊山)에서 서왕모(西王母)를 알현하고 바람을 타고 지상으로 내려온 인물이라 구체화하였다.
전개 부분에서는 검무가 펼쳐지는 공간을 묘사하였다. 검무가 시작되기 전 봉황소와 난황이라는 악기가 연주되기 시작하면서, 첫 박자에 천천히 팔을 뻗는 동작으로 검무의 시작을 표현하였다. 북채의 빠르기에 따라 어우러지며 신들린 만랑옹의 춤사위는 강약, 나아감과 물러섬, 구부림과 폄, 돌림과 정지, 빠름과 느림의 천태만상을 역동적으로 표현하였다. 특히 작가는 만랑옹의 춤사위를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수많은 봉우리의 천태만상과 같으며, 마치 조물주의 묘법을 빼앗은 듯하며, 금강산과 웅장함과 호방함을 다툰다고 묘사하였다.
결말 부분에서는 중국 당나라의 유명한 검무가 공손대랑(公孫大娘)이 초서체의 대가인 장욱(張旭)에게 새로운 영감을 끼쳤던 일화를 가져오면서, 만랑옹이 공손태랑보다 더 뛰어나다며 시상을 마무리하였다.
「만랑무가」에서 이달은 만랑옹의 몸놀림을 인간 세계가 아닌 자연과의 대화를 통하여 선계에서 획득한 득신(得神) 혹은 강신(降神) 상태의 풀림 행위로 포착하였다. 이 점은 작자의 신분적 갈등에서 비롯된 만랑형적(漫浪型的)인 기질의 소산으로 볼 수 있다. 서얼로 태어난 이달 자신의 현실적 갈등을 해소해 주는 이상 세계를 제시하기 위해 낭만성에 기초한 자유로운 상상력을 통해서 다가갈 수 있는 신화의 서사성을 추구한 작품이다.
또한 이 작품은 가(歌)라는 장편 고시의 형식을 최대한 이용하여 자수(字數)와 환운(換韻)이 변화무쌍하다. 기존 형식을 파괴하면서 자수의 출입으로 춤사위의 변화를 나타냄으로써, 내용과 형식이 어우러지는 자유로운 시정신을 추구했다.
이달은 기존 한시의 통념과는 다르게 개척하고, 기존의 가치를 바꾸어 놓음으로써 당대 문학의 질서를 뒤흔들었다. 이 작품은 과도한 인식의 노출을 억제하면서 방외인문학(方外人文學)의 형상을 순수하게 그려내어,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니는 독자적인 세계를 추구하면서, 자신의 예술 세계에 대한 자부심으로 연결하는 미의식을 보여준다.
허균은 「 손곡산인전(蓀谷山人傳)」에서, 중국 사신 주지번(朱之蕃)이 이 작품을 크게 찬탄하여 이백(李白)과 견줄만한 작품이라 평했다고 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