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랑무가 ()

한문학
작품
조선 중기의 삼당시인(三唐詩人)의 한 사람인 손곡(蓀谷) 이달(李達, 1539~1612)이 지은 장편 고시(古詩).
작품/문학
작가
이달(李達)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만랑무가(漫浪舞歌)」는 조선 중기의 삼당시인의 한 사람인 손곡 이달이 지은 한시로, 만랑옹(漫浪翁)이라는 세속적 속박을 벗어나 자유롭게 춤추는 춤꾼의 이야기를 상상을 통하여 쓴 장편 고시이다. 신선의 세계를 향해서 검무(劍舞)를 추는 만랑옹이라는 검무가(劍舞家)의 신기에 가까운 춤솜씨를 비상한 상상력과 벅찬 감동으로 묘사하여 현실을 벗어나고픈 의지를 잘 표현한 작품이다.

정의
조선 중기의 삼당시인(三唐詩人)의 한 사람인 손곡(蓀谷) 이달(李達, 1539~1612)이 지은 장편 고시(古詩).
개설

「만랑무가」는 287자의 고시이다. 이달의 시집인 『 손곡집(蓀谷集)』 권6에 실려 있다. 「만랑무가」는 만랑옹(漫浪翁)이라는 검무가(劍舞家)의 신기한 춤솜씨를 예찬한 시이다. 아마도 직접 검무를 관람하고 받은 느낌을 시로 재현한 듯하다.

내용

「만랑무가」의 도입 부분은 만랑옹에 대한 소개이다. 만랑옹은 마치 바다와 산 가운데 노을에 깃들고, 달빛을 희롱하며, 정신은 구름 속 높이 나는 기러기 같다고 소개하고, 춘추시대 검술의 달인인 백원공(白猿公)처럼 검술을 즐기며, 신선인 청의동자(靑衣童子)에게 춤을 배워 봉래산(蓬萊山)에서 서왕모(西王母)를 알현하고 바람을 타고 지상으로 내려온 인물이라 구체화하였다.

전개 부분에서는 검무가 펼쳐지는 공간을 묘사하였다. 검무가 시작되기 전 봉황소와 난황이라는 악기가 연주되기 시작하면서, 첫 박자에 천천히 팔을 뻗는 동작으로 검무의 시작을 표현하였다. 북채의 빠르기에 따라 어우러지며 신들린 만랑옹의 춤사위는 강약, 나아감과 물러섬, 구부림과 폄, 돌림과 정지, 빠름과 느림의 천태만상을 역동적으로 표현하였다. 특히 작가는 만랑옹의 춤사위를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수많은 봉우리의 천태만상과 같으며, 마치 조물주의 묘법을 빼앗은 듯하며, 금강산과 웅장함과 호방함을 다툰다고 묘사하였다.

결말 부분에서는 중국 당나라의 유명한 검무가 공손대랑(公孫大娘)이 초서체의 대가인 장욱(張旭)에게 새로운 영감을 끼쳤던 일화를 가져오면서, 만랑옹이 공손태랑보다 더 뛰어나다며 시상을 마무리하였다.

의의와 평가

「만랑무가」에서 이달은 만랑옹의 몸놀림을 인간 세계가 아닌 자연과의 대화를 통하여 선계에서 획득한 득신(得神) 혹은 강신(降神) 상태의 풀림 행위로 포착하였다. 이 점은 작자의 신분적 갈등에서 비롯된 만랑형적(漫浪型的)인 기질의 소산으로 볼 수 있다. 서얼로 태어난 이달 자신의 현실적 갈등을 해소해 주는 이상 세계를 제시하기 위해 낭만성에 기초한 자유로운 상상력을 통해서 다가갈 수 있는 신화의 서사성을 추구한 작품이다.

또한 이 작품은 가(歌)라는 장편 고시의 형식을 최대한 이용하여 자수(字數)와 환운(換韻)이 변화무쌍하다. 기존 형식을 파괴하면서 자수의 출입으로 춤사위의 변화를 나타냄으로써, 내용과 형식이 어우러지는 자유로운 시정신을 추구했다.

이달은 기존 한시의 통념과는 다르게 개척하고, 기존의 가치를 바꾸어 놓음으로써 당대 문학의 질서를 뒤흔들었다. 이 작품은 과도한 인식의 노출을 억제하면서 방외인문학(方外人文學)의 형상을 순수하게 그려내어, 그 자체로 가치를 지니는 독자적인 세계를 추구하면서, 자신의 예술 세계에 대한 자부심으로 연결하는 미의식을 보여준다.

허균은 「 손곡산인전(蓀谷山人傳)」에서, 중국 사신 주지번(朱之蕃)이 이 작품을 크게 찬탄하여 이백(李白)과 견줄만한 작품이라 평했다고 전하였다.

참고문헌

원전

『손곡집(蓀谷集)』

단행본

이가원, 『한국한문학사(韓國漢文學史)』(민중서관, 1961)

논문

김종서, 「「蓀谷山人傳」과 李達의 生涯」(『漢文學報』 11집, 우리한문학회, 2004)
윤주필, 「조선조 연희시에 나타난 문학사조상의 특징」(『한국의 방외인문학』, 태학사, 1999)
이종호, 「손곡이달(蓀谷李達)과 삼당시(三唐詩)」(성균관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80)
전관수, 「이달의 시세계와 형상화 방식 연구」(연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7)
한계호, 「蓀谷 李達의 學唐에 대한 試考」(『열상고전연구』 28집, 열상고전연구회, 2008)
관련 미디어 (1)
• 항목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거쳐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사실과 다른 내용, 주관적 서술 문제 등이 제기된 경우 사실 확인 및 보완 등을 위해 해당 항목 서비스가 임시 중단될 수 있습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공공저작물로서 공공누리 제도에 따라 이용 가능합니다. 백과사전 내용 중 글을 인용하고자 할 때는
   '[출처: 항목명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과 같이 출처 표기를 하여야 합니다.
• 단, 미디어 자료는 자유 이용 가능한 자료에 개별적으로 공공누리 표시를 부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확인하신 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ID
저작권
촬영지
주제어
사진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