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말엽에 작성된 이앙법(移秧法) 시행 기록을 통해 모내기가 이 시대에 이미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조선 전기에는 안정적 관개(灌漑)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못자리에서 모를 길러 논에 옮겨 심는 방식을 정책적으로 금지하였으나, 조선 후기에 이르러 이앙법 금지가 완화되었다. 직파(直播)에 비해 수확량이 월등한 모내기 방식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모심기하는 곳이 늘어남에 따라 사람들은 주변에서 부르고 있던 기존의 소리를 받아들여 모를 심을 때 활용하였다. 그러다 보니 「모심기소리」는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노래별로 여러 지역에 넓게 분포되었다.
「모심기소리」는 선후창(先後唱), 교환창(交換唱), 윤창(輪唱) 등으로 부른다. 대부분 선후창이며, 정자는 두 패가 가사를 반씩 나누어 부르는 교환창, 미나리는 이 사람 저 사람이 돌아가며 이어 부르는 윤창으로 노래할 때가 많다.
「모심기소리」는 마을별로 보통 1종씩 존재하며, 더러 2종이 존재하기도 한다. 전국적으로 「모심기소리」의 종류는 20여 종이 조금 넘는다. 지역별 대표 소리를 소개하면, 강원도 지역은 「아라리」와 「미나리」, 경기도 지역은 「하나소리」, 충청북도 지역은 「아라성소리」, 전라도 지역은 「상사소리」, 경상북도 북부 지역은 「아부레수이나소리」, 경상북도 남부, 경상남도 전역, 전북특별자치도 동부 지역에는 「정자소리」가 있다.
「아라리」는 강원도를 비롯한 우리나라 동부 지역 산간 지대에 분포한다. 사설은 2행 단위로 이루어지며, 1행은 네 마디로 구성된다. 후렴을 붙이기도 하고 후렴 없이 부르기도 하는데, 본래 후렴 없이 독창 또는 윤창으로 부르던 노래다. 모심을 때 선후창 방식으로 부르는 마을도 있다.
경기도 및 충청북도 지역은 「하나소리」가 중심을 이룬다. 이 소리는 “하나 하나 하날기로구나”라는 후렴구를 노래하는 「한알기로구나소리」, 모 포기 숫자를 하나부터 열까지 헤아리고 다시 반복하는 「열소리」, 그리고 이 두 소리가 혼합된 형태로 나뉜다. 「한알기로구나소리」는 “하아나 둘요 / 둘을 심으니 서이 / 서이 너니 / 너이를 심그니 아아섯 / 다섯 여섯 / 여섯간데는 일곱 / 일곱 여덟 심으니 아홉 / 아홉이로구나 또 열/ 열을 심으니(후략)에서 보듯, 하나부터 열까지의 숫자를 규칙적으로 헤아리며 노래하는 방식이다.
「열소리」는 두 패 또는 세 패로 나누어 교환창으로 부르는 방식이 가장 많고, 그 밖에 독창과 제창 등으로도 부른다. 이 소리는 다른 사설을 최대한 배제하면서 하나부터 열까지의 숫자를 규칙적인 형태로 헤아리며 진행된다. 그러다 보니 사설이 확장될 여지가 비교적 적다. 모심기가 한정된 시간 내에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작업이므로, 「열소리」 가창자는 사설의 유희성보다는 작업의 효율성에 더 비중을 두었다.
전라남도, 전북특별자치도 서부, 충청남도, 충청남도와 인접한 경기도와 충청북도 일부 지역에서 조사된 「상사소리」는 후렴에 상사 또는 그와 유사한 음가(音價)가 들어 있는 노래이다. 메기는소리는 두 마디짜리 1행으로 짧게, 혹은 3~4행 이상으로 길게 구성되기도 한다. 후렴구는 “상사디야” · “얼럴럴 상사도야” · “에헤헤루 상사디요” · “에헤야헤 헤헤헤이여루 상사나디여” · “허이여어 여허여루우 상사아 뒤이여” 등이다. 가창 방식은 선후창이 대부분이다.
경상도 지역 중심의 「정자소리」는 일꾼들이 두 패로 나뉘어, 한 무리가 앞소리를 하고, 다른 한 무리가 뒷소리를 하는 교환창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다풀 다풀 다박머리 해 다진 데 어데 가노 / 울 어머니 산소등에 젓 묵으로 나는 가요 / 죽은 엄마 젖이 있나 산 부모가 젖이 있지 / 큰 솥에라 앉힌 밥이 싻이 나믄 젖이 나요”와 같은 방식이다. 「정자소리」는 ‘미 · 솔 · 라 · 도 · 레’의 5음 음계를 주로 사용하는 메나리토리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