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권 4책. 필사본. 이 책은 서문과 발문이 없어 편자와 편집경위 등을 알 수 없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보통의 문집 체재와 달리 제1∼제9로 내용을 분류하여 수록하였다. 제1에는 ‘실암고(實庵稿)’라는 이름 아래 시 246수, 제2·3에는 ‘전안협고(亶安篋稿)’라는 이름 아래 시 115수, 제4·5에는 상소문 29편, 제6·7에는 전(箋)·의(議)·계(啓) 등 28편, 제8에는 서(序)·기(記) 13편, 제9에는 상량문·제문·묘갈명 등의 글 17편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저작 연대순으로 편집되어 있는데 서경(敍景) 위주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 가운데서 6수의 금강산 기행시, 평양일대의 기행시와 사신으로 중국에 내왕할 때의 기행시 10수에서 탁월한 기법을 보이고 있다.
상소문들은 대부분 사직소(辭職疏)들이고 경륜(經綸)이나 시무책을 논한 것은 별로 없다. 계사(啓辭) 중에는 관북지방의 폐정을 논한 3편과 군포(軍布)와 재결(災結)을 논한 것이 있어 당시의 사회·경제사 연구에 자료가 된다.
서·기·제문·묘갈명 등은 모두 그의 친족이나 주변 인물들에 관한 평범한 글들이고, 다만 기우제문(祈雨祭文) 12편은 저자가 순창군수로 있을 때 지은 것으로, 간결한 문장 속에 그의 휼민정신(恤民精神)이 잘 나타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