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길이(주둥이 제외)가 보통 2∼10㎜인데 세계적으로 50㎜ 이상인 것도 있다. 바구미류는 머리가 코끼리의 코와 같이 앞쪽으로 길게 뻗어 주둥이를 이루는데 그 길이·너비·생김새는 여러 가지이다. 몸은 타원형 또는 긴 원통형이며 표면이 매끈하거나 울퉁불퉁한 점각 줄무늬, 인편, 털로 장식되어 있다. 바구미류는 성충이나 육충 모두 식물을 먹는 성질이 있으며 뿌리에서 지상부까지 거의 모든 부분을 해친다. 미곡을 크게 해치는 종들도 있다.
알은 성충이 주둥이로 식물 조직에 구멍을 뚫고 그 속에 알을 낳는다. 유충은 식물의 조직 속에서 먹는다. 성충은 과일 또는 기타 부분에 구멍을 뚫는다. 대부분의 바구미류는 외부의 자극을 받으면 다리와 더듬이를 움츠리고 움직이지 않는다. 전세계적으로 4만여 종이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밤바구미(Curculio dentipes)를 비롯한 약 220종이 알려져 있는데 이 중에 왕바구미류[왕바구미과(Rhychophoridae)로 독립시키기도 한다]는 쌀바구미(Sitophilus oryzae)를 비롯한 9종이 알려져 있다. 쌀바구미는 몸길이가 2.3∼3.5㎜이며 광택이 있는 적갈색 내지 흑갈색이다. 앞가슴등판에는 점각(點刻)이 촘촘하게 나 있고, 딱지날개의 줄홈은 거치른 점각을 지닌다. 세계 각지에 분포하며 쌀을 비롯한 미곡을 크게 해친다.
『물명고』에서는 강우, 한글로 “굼이”라 하고 “쌀항아리 속의 작고 검은 갑충”이라고 설명했다. 동의어로 자방·곡구(穀拘)·고시 등이 있다. 『재물보』에서는 강(强)을 쌀 속의 벌레라 하고 동의어로 고시를 들었다. 상해한자대전(詳解漢字大典)(李家源·張三植, 出版社, 1973)에서 강(强)의 훈 중의 하나가 바구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