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높이 29㎝, 입지름 6.㎝, 밑지름 11.4㎝. 호림박물관 소장. 구부(口部)는 약간 벌어져 세워지고 짧은 목에 어깨에서 서서히 벌어져 동하부(胴下部)에 중심을 이룬 풍만한 병 모양 몸체의 주전자로, 높은 굽다리를 하였다.
몸체에는 대칭으로 위로 뻗은 주구(注口)와 작은 고리가 있는 각이 진 손잡이가 부착되었으며 뚜껑은 상면 중앙에 연봉형의 꼭지와 작은 고리가 부착된 형태이다.
유색은 담청회백색(淡靑灰白色)으로 전면에 고르게 시유되었으며 광택이 있다. 굽다리에는 유를 닦아내고 가는 모래받침을 받쳐 구운 흔적이 남아 있다. 손잡이와 주구의 태토(胎土)와 유색이 병 모양의 몸체와 다른데, 이는 제작 당시 특별한 이유로 다른 태토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풍만하고 단정하여 위엄있어 보이는 몸체에 가늘고 작은 주구와 굵은 손잡이가 단아한 느낌을 주는 병형 주전자로는 그 유례가 없을 뿐 아니라 조선 초기의 엄숙한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제작 시기는 16세기 전반경으로, 경기도 광주 일대의 관영사기공장[分院]에서 의식용에 사용될 주전자로 제작된 조선 초기의 뛰어난 백자 가운데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