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높이 33.2㎝, 입지름 8.4㎝, 밑지름 9.9㎝. 개인 소장. 입부분은 밖으로 벌어지고 그 아래로 좁은 목을 지나 서서히 벌어지는 동체(胴體)로 연결된다. 높은 굽다리를 갖춘 안정감 있고 당당한 모습의 술병이다. 작품의 문양은 청화안료로 농담(濃淡)을 표현한 매조문(梅鳥文)과 죽문(竹文)으로 한 폭의 회화를 연상시킨다.
매화의 큰 등걸은 쌍구법(雙鉤法 : 윤곽을 그리고 그 가운데를 칠하는 화법)으로, 가지는 몰골법(沒骨法 : 윤곽을 그리지 않고 직접 대상을 그리는 화법)으로 서로 엇갈리게 포치하고 나뭇가지 사이에 두 마리의 새를 정감 있게 나타내었으며, 대나무는 쌍구법으로 그리고 그 안에 담청의 설채(設彩)를 하여 나타내었다. 특히 매화 등걸과 가지, 꽃 등 설채가 강한 곳에는 암청색으로 처리하여 운치가 감돌고 있다.
유약은 담청색을 머금은 백자유(白磁釉)로 목부분 아랫면은 광택이 없고 유면(釉面)이 거칠어졌으며, 굽다리 주변은 산화되어 변색된 부분도 있다. 굽다리에는 유약을 훑어내고 가는 모래받침을 받쳐 구운 흔적이 남아 있다.
이러한 병은 양질(良質)의 백자로서, 경기도 광주 일대의 도마리, 무갑리, 우산리 등의 관요 가마터에서 출토되는 백자와 유사하며, 여백을 살린 매조문·죽문으로 보아 15세기 후반에서 16세기 전반경에 제작되어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병의 당당하고 안정감이 있는 형태에 농담이 짙은 고식(古式)의 매죽문의 표현과 살아있는 듯한 새의 표현 등으로 백색의 기면과 청화의 발색이 잘 어울리는 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백자 청화 술병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