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위 599∼600. 이름은 선(宣) 또는 효순(孝順). 제28대 혜왕의 맏아들이며, 제30대 무왕의 아버지이다. 한편 ≪수서 隋書≫에는 창왕(昌王 : 위덕왕)의 아들이라고 하였으나 이는 잘못이다.
599년에 즉위하여 살생을 금하는 영(令)을 내려 민가에서 기르는 사냥하는 매는 놓아보내고 어로나 사냥의 도구는 거두어서 불태워버렸다. 그리고 600년에는 왕흥사(王興寺)라는 대규모 사찰을 지었다.
이러한 조처는 불력(佛力)을 빌려 왕국의 번영을 기구한 것이었다. 그 당시 백제는 이미 한강유역 전부와 지금의 남양만일대의 대중국 무역기지를 신라에게 빼앗겨 커다란 경제적 타격을 받았고 안으로는 귀족의 내분으로 곤경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불교계율을 민간에까지 강행하는 등 구복적(求福的)인 신앙에 의존하려는 법왕의 정치가 그러한 문제의 실제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