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동의 표현법을 문법적으로 사동법이라 하고, 사동법에 쓰이는 용언 형태를 사동형이라 한다. 사동에 대립되는 의미로 주동(主動)이 쓰이는데, 사동이 동작주가 남에게 시키는 동작이라면, 주동은 동작주 자신이 하는 동작을 말한다.
국어의 사동형은 일반적으로 세 가지로 나뉜다. ① 접미사 사동형, ② ‘-시키다’ 사동형, ③ 보조동사 ‘-게 하다’ 사동형 등이 그것이다.
접미사 사동형은 동사 또는 형용사의 어간 다음에 사동 접미사 ‘이·히·기·리·우·구·추·애’ 등을 접미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이를테면 ‘보이다·읽히다·벗기다·울리다·돋우다·맞추다·없애다’ 따위와 같다. 그런데 이 사동형은 일부 한정된 용언에만 적용될 뿐이다. 사동의 접미사를 갖는 동사를 사동사라고도 한다.
‘-시키다’ 사동형은 이른바 ‘-하다’라는 파생접미사가 붙은 동사에만 적용되는데, 그 ‘-하다’를 ‘-시키다’로 대치하여 이루어진다. 이를테면 ‘공부하다→공부시키다’, ‘선동하다→선동시키다’ 따위이다. 넓은 의미에서 ‘-시키다’ 사동형은 접미사 사동형에 포함된다. ‘시키다’가 단독으로 서술어로 쓰이는 “형이 동생에게 일을 시켰다.”와 같은 예는 사동에서 제외된다.
보조동사 ‘-게 하다’ 사동형은 용언의 어간에 ‘-게 하다’를 첨가시켜 이루어진다. “어른이 아이에게 책을 읽게 하였다.”에서 ‘읽게 하였다’가 그 예이다. 이 사동형은 여러 경우에 두루 쓰일 수 있다. 곧 이 사동형은 접미사 사동형이 가능한 경우나 그렇지 못한 경우, 또는 ‘-하다’ 접미사가 붙은 동사 등에 두루 쓰일 수 있다.
위의 세 가지 사동형은 사동기능이라는 면에서는 대체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곧, 주동문이 사동문으로 바뀔 때 이들은 새로운 주어가 도입되고, 본래의(주동의) 주어가 목적어 또는 부사어로 바뀐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주동문의 서술어가 자동사나 형용사이면 주동문의 주어가 사동문에서는 목적어가 되며, 주동문의 서술어가 타동사이면 주동문의 주어가 사동문에서는 목적어나 ‘에게’, ‘한테’가 붙은 부사어가 된다.
예를 들면, 주동문 ‘동생이 문 뒤에 숨었다.’, ‘철수가 그 일을 맡았다.’가 사동문 ‘내가 동생을 문 뒤에 숨겼다.’, ‘선생님께서 철수에게 그 일을 맡기셨다.’로 각각 바뀔 때, 사동문에서는 새로운 주어가 도입되어 그 일을 시키는 주체가 되고, 주동문의 주어인 ‘동생이’, ‘철수가’는 사동문의 목적어 ‘동생을’, 부사어 ‘철수에게’로 각각 바뀌어 부사어가 된다.
접미사 사동형 즉, 사동사에 의한 사동법과 보조동사 사동법, 즉 ‘-게 하다’에 의한 사동법은 좀 더 세밀히 따지면 다소의 의미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대체로 ①과 ②의 사동형은 ‘직접 사동’의 뜻이 강한 반면에, ③의 사동형은 ‘간접 사동’의 뜻으로 해석되는 일이 많다. 전자는 시키는 이, 곧 사동주가 그 행동이 이루어지도록 직접 작용하는 것이고, 후자는 시킴을 받는 피사동주가 스스로 행동하도록 지시하는 것에 머문다.
이를테면 ‘아이 어머니가 아이에게 새 옷을 입혔다.’는 아이 어머니가 직접 아이에게 새 옷을 입히었다는 직접 사동의 해석과 아이 어머니가 아이로 하여금 스스로 새 옷을 입도록 하였다는 간접 사동의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에 ‘아이 어머니가 아이에게 새 옷을 입게 하였다.’는 직접 사동의 뜻은 없고, 간접 사동의 해석만이 가능하다.